반도체

SK그룹, 반도체 수직계열화 '착착'…SK하이닉스 시너지 '기대'

김도현

- SK하이닉스 중심 반도체 소재 내재화 진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그룹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지속하고 있다. 사업 범위는 확대하고 내재화 비중은 높이는 중이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으로 관련 소재 등도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기대된다.

SK그룹은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품으면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SK하이닉스는 SK 편입 이후 메모리반도체 2위 자리를 굳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중심 매출 구조를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를 결정했고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미지센서 분야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SK는 낸드 2위 업체 키옥시아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키파운드리)의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다. 각각 약 4조원과 2600억원 내외를 투입했다. 키옥시아의 경우 투자금 회수로 자금 마련, 키파운드리는 파운드리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SK하이닉스에 이어 반도체 소재 분야 투자를 확대했다. 시발점은 2015년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인수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등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화학물질을 제조한다. 작년 6월부터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초고순도(99.999%)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특히 SK머티리얼즈는 다수의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SK하이닉스 소재 내재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SK쇼와덴코·▲SK트리켐·▲SK에어가스(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2019년 한유케미칼, 2020년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현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을 차례로 합작사 설립 또는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대폭 늘렸다.

SK트리켐은 전구체, SK머티리얼스퍼포먼스는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소재 업체다.2017년 SK그룹이 품은 LG실트론(현 SK실트론)은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한다. 일본 섬코 신에츠 등이 장악하는 분야다. SK실트론은 점유율 5위권이다.

작년 2월 미국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차세대 제품군을 확보하기도 했다. OCI 지분 2%를 보유하면서 실리콘웨이퍼 원료 폴리실리콘의 원활한 조달 경로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SKC 역시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작년 SKC솔믹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곳은 실리콘, 쿼츠, 알루미나, 실리콘카바이드로 만드는 반도체 공정용 부품 사업이 주력이다.

SKC는 충남 천안에 ‘반도체 소재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지난해 5월 SKC는 465억원을 들여 천안에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패드 2공장을 짓는다고 지난 5월 공시했다. 해당 소재는 웨이퍼 표면을 연마해 평탄화하는 제품이다. 2019년에는 430억원을 투입해 천안에 블랭크마스크 공장을 지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다. 기존 반도체용 슬러리, 웨트케미칼 등도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또 SK그룹은 올해 초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33.6%를 인수했다. 투자금은 268억원이다. SiC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향후 SK실트론 등과 협업이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다루는 반도체 품목이 많아지면서 자립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자체 생산하더라도 100%를 충당할 수는 없겠지만 SK하이닉스의 소재 확보에 숨통을 트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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