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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가 바라보는 NFT 시장은? [NFT 인터뷰②]

박현영

알렉스 아탈라(Alex Atallah) 오픈씨 공동창업자.
알렉스 아탈라(Alex Atallah) 오픈씨 공동창업자.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시장의 성장세를 볼 때 늘 확인하는 지표가 있다.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의 거래량이다. 오픈씨의 월 거래량이 증가하면 NFT 시장 규모가 증가세임을 추측할 수 있다. 최초이자 최대 거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NFT란 토큰 1개 당 가격이 일정한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 1개마다 고유 가치가 부여되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고유 가치’라는 특성을 지니므로 디지털 예술품이나 음원, 게임 아이템 등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할 때 쓰인다. 거래 기록이나 소유권은 블록체인 상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NFT 시장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픈씨의 거래량도 꾸준히 상승해왔다. 지난 3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오픈씨의 월 거래량은 4월에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 4일 일 거래량이 또 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4일 오픈씨의 일 거래량은 약 2300만달러(한화 280억원)에 달했다.

◆창업자 “NFT 발행 진입장벽 낮춘 게 ‘업계 1위’ 비결”

오픈씨의 거래 규모가 이렇게 커진 배경은 무엇일까. 알렉스 아탈라(Alex Atallah) 오픈씨 공동창업자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NFT 제작에 가스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제작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가장 다양한 종류의 NFT가 올라와있고, 제작자 기반도 가장 탄탄하다는 것이 오픈씨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오픈씨에서 NFT를 발행할 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판매를 위해 작품을 등록할 때만 가스비(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거래 수수료)를 내면 된다. 발행 도구도 쉽게 설계된 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잘 모르는 제작자도 어려움 없이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입장벽이 낮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장 다양한 종류의 NFT가 오픈씨에 모이게 된 이유다.

다만 발행이 쉽다 보니 오픈씨엔 가치가 없어보이는 NFT가 다수 올라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아탈라 창업자는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고, 우리는 제작자들에게 최대한 쉽게 쓸 수 있는 발행 도구를 제공해줄 뿐”이라며 “다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물색하기는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디지털 예술품 NFT가 올라와있는 오픈씨.
다양한 디지털 예술품 NFT가 올라와있는 오픈씨.
최근 NFT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라리블, 니프티 게이트웨이 같은 NFT 거래 플랫폼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오픈씨 입장에선 경쟁 상대가 늘어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아탈라 창업자는 오픈씨가 업계 1위를 굳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오픈씨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고, 핵심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최근 크게 투자도 받았다”고 전했다. 오픈씨는 최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주도한 시리즈A 투자에서 2300만달러(한화 약 260억원)를 유치했다.

투자금의 상당액은 인재 채용에 쓸 계획이다. 아탈라 창업자는 “NFT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며 “최근 팀원을 많이 채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픈씨가 NFT 시장의 성장세를 자신하는 이유는?

꾸준히 투자를 받고 인재를 채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오픈씨는 장기적 관점에서 NFT 시장의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오픈씨는 어떻게 NFT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믿게 됐을까.

아탈라 창업자는 “NFT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특히 음악과 게임 산업에서 NFT의 활용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NFT 시장에선 아티스트들이 음원을 NFT로 발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게임 업체들도 아이템을 NFT로 발행, 게임 밖에서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테크크런치 해커톤에 참가한 아탈라 창업자.
지난 2017년 테크크런치 해커톤에 참가한 아탈라 창업자.
신흥 제작자들이 진입하기 쉬운 것도 NFT 시장의 장점이다. 아탈라 창업자는 “신흥 제작자들도 기존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고 짚었다. 제작에 후원이나 투자가 필요한 일반 예술품과 달리, NFT로 제작되는 디지털 예술품은 제작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창의성과 독특함만 갖춘다면 신흥 아티스트들도 유명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예술품이 디지털로 제작되는 만큼, 저작권 침해 문제가 자주 발생할 수 있어서다. 최근 NFT 시장이 커지면서 원작자의 허락 없이 특정 캐릭터나 그림을 NFT화한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해당 NFT가 팔릴 경우, 원작자가 있는 작품을 함부로 상업화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된다.

이에 대해 아탈라 창업자는 “오픈씨는 플랫폼 내 저작권 침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로부터 안전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 보안‧컴플라이언스팀 인원을 충원했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 잠재력 확인한 오픈씨…“파트너십 기업 물색한다”

아울러 오픈씨는 한국 시장을 NFT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아탈라 창업자는 “한국 NFT 시장에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클레이튼과의 기술적 통합이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오픈씨는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의 기술적 통합을 마쳤다. 기존에 오픈씨에서 거래되던 NFT는 이더리움 기반 NFT였지만, 오픈씨는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발행된 NFT의 거래도 지원하기로 한 것.

클레이튼 지원 배경에 대해 아탈라 창업자는 “클레이튼이 우리(오픈씨)와의 협업에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클레이튼 기반 NFT의 잠재력과 수요를 살펴본 결과 협업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클레이튼은 카카오톡 내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에 클레이튼 기반 NFT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기업과 협업하며 NFT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픈씨는 앞으로도 여러 한국 기업과 협업할 계획이다. 아탈라 창업자는 “지금 당장 밝힐 수 있는 파트너십 소식은 없지만,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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