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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게임업계의 가장 큰 현안”…걸음마 뗀 게임업계 'ESG 경영'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ESG 경영'을 가속화 해나가는 추세다. 게임업계도 해당 전략에 있어 태동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환경의 E(Environment), 사회의 S(Social), 지배구조의 G(Governance)가 합쳐진 ESG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한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될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독일과 벨기에, 프랑스 등은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권기학 세종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2000년 이전 한국 기업들의 경영 전략은 1등 경영이란 가치로 규모의 확장에 중점을 두었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고객 만족 경영, 그리고 최근 ESG 경영에 중점을 두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 IT·게임기업들은 기업 가치의 중심점을 찾아가기 위해 각사의 고객들이 호응하는 ESG 슬로건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 업계 IT기업들의 ESG 경영과 비교해봤을 때 게임업계는 걸음마를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주요 상장 게임기업 중 엔씨소프트만이 ESG 위원회를 구축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20년 실시한 ESG 종합 평가에 따르면 게임업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은 엔씨소프트로, B+ 등급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종합 평가는 S, A+, A, B+, B, C, D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나뉜다. 넷마블과 웹젠,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위메이드, 컴투스, 엔에이치엔(NHN)은 B등급을 받았으며, 넥슨지티는 C등급에 머물렀다.

업계는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S에서는 고객만족, 데이터보호·프라이버시, 성별 및 다양성, 직원 참여, 인권, 노동 기준 등이 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윤획득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며,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선 기업이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G에서는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부패 정도, 임원 성과와 보상 및 정치기부금, 내부고발자 제도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들 요인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최근 게임업계는 우수 인력 유지와 새로운 개발자 모시기 전략으로 최고 수준의 성과급 지급 등을 내세우며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 사고 있다. 게임산업은 근로자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핵심요소로 삼아 개발이 이뤄지고, 유통 시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간 서비스가 진행되는 등의 특성이 있다.

필요한 경우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한 근로시간이 활용돼 온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연장근로, 장시간 근로 문제 등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도 반복적으로 제기돼왔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일 게임업체 대상 근로기준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박종필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게임업계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52시간제 등 노동법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ESG 종합 평가 중 환경(E) 종목에서는 모든 게임사가 D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가 지켜야 할 친환경 관련 부분 및 외부 평가에 부합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진화 기자>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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