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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3위 LGU+발 지각변동, 알뜰폰에서 답을 찾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이동전화 만년 3위에 머무르는 LG유플러스가 알뜰폰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TE와 5G시장을 거치면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고착화된 이동통신(MNO) 시장점유율 구조는 쉽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알뜰폰(MVNO)으로 눈을 돌렸다.

SK텔레콤은 통신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만큼, 시장지배력 전이 문제를 우려해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공략한 LG유플러스가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뜰폰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삼았다.

시장도 변화했다. 자급제 단말이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알뜰폰은 번호이동시장에서 1년간 나홀로 순증하고 있으며, LTE 알뜰폰 가입자는 4월말 기준 70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에 힙입어 균열이 나타났다. LG유플러스망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4월말 기준 처음으로 SK텔레콤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더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중소사업자 경쟁력을 강화한 정책을 새롭게 펼쳤다. 최근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KT 알뜰폰을 견제하고, LG유플러스망 알뜰폰 가입자를 더 끌어모으기 위한 복안이다.

3일 LG유플러스는 ‘U+알뜰폰파트너스 2.0’을 선보이고 ▲무상데이터 최대 월 150GB 제공 ▲KB국민카드와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 출시 ▲네이버페이, GS25, 올리브영 5000원 할인쿠폰 제공 멤버십 상품 ▲고객만족 처리 매장 500여개 확대 ▲셀프개통 지원 파트너사 연내 12곳 확대 ▲U+알뜰폰파트너스 전용 홈페이지 개편 ▲찐팬사업자 인증제도 ▲월 1000대 수준 단말기 제공 ▲망 도매대가 인하 ▲공용 유심 출시 및 공동마케팅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진욱 MVNO사업담당은 “LG플러스가 알뜰폰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말은 맞다. MNO 가입자가 가장 적다. LG유플러스 알뜰폰으로 가입자로 이동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부분은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면서 만회할 수 있다”며 “사업성장 부분에서 알뜰폰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 무선사업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20억원 증가한 배경에 알뜰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자사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이동해 겪는 충돌보다, 경쟁사 고객까지 끌어오면서 전사적 매출을 성장시키는 역할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전체 알뜰폰 누적가입자(M2M‧커넥티드카 제외)는 2019년 1분기 722만명에서 610만명으로 16% 줄었지만, U+파트너스사업자 가입자는 같은 기간 43만명에서 86만명으로 200% 급증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도매대가 매출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500억원 정도 늘었으며, 올해 예상 도매대가 증가액은 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알뜰폰망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파트너스 사업자를 총 30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박준동 제휴사업그룹장은 “MNO 3위 사업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MVNO 사업모델을 접했다”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주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성장하면서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 매출을 늘리고 네트워크 비용을 공유하는 전사적 최적화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만,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부분은 전체 도매대가 매출”이라며 “경쟁사 매출을 정확히 산출할 수 없으나,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의 수익을 보고 있다. 올해말 내년초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가 연간 150억원 수준을 절감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 왔다. 향후에도 선제적으로 도매대가 인하에 앞장설 예정이다. 또, LG유플러스는 우체국 봄맞이‧꿀조합 등 다양한 알뜰폰 프로모션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알뜰폰 사업자도 무인매장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알뜰폰 파트너스 전체 사업자에 인터넷 결합 혜택을 제공했다. 누적 1만명 가입자가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후불가입자 확대도 꾀한다. 과거 파트너스 가입자 80%는 선불요금제 중심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방문이 줄어들면서, 선불 중심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후불요금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후불상품 판매 제휴처와 단말 지원을 확대하면서, 중소 알뜰폰 후불가입자 비중은 2019년 말 누적 37%에서 올해 2분기 49%로 늘었다.

박준동 그룹장은 “알뜰폰 후불요금제 시장이 통신사 자회사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지적이 있다. 알뜰폰 성장은 자회사가 견인하는 부분은 맞다”며 “다만 LG유플러스 자회사 후불 판매 비중과 중소알뜰폰사업자 후불 판매 비중을 비교해보면, 2019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알뜰폰 후불 누적 가입자 증감 추이는 중소사업자 80.6%, 자회사가 19.4%다. LG유플러스 알뜰폰의 성장 견인은 중소알뜰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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