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부터 5나노미터(nm) 기반 반도체가 등장했고 3nm 제품도 개발이 임박했다. 초미세 공정으로 진입하면서 삼성전자 TSMC 등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성능을 높여줄 카드로 후공정이 꼽힌다. 단순히 회로선폭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패키징과 정확한 테스트로 반도체의 진화와 수율 향상을 이뤄내는 차원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강조하면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가 급성장 중이다. 파운드리 업체를 보좌하는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의 역할도 커졌다. 국내 주요 OSAT인 엘비세미콘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엘비세미콘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범LG가로 불린다. 2018년에 LG로부터 엘비루셈을 인수하면서 패키징 기술력을 강화했다. 기존에 LG계열사였던 실리콘웍스와 거래가 많았으나 현재는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다.
엘비세미콘은 파운드리가 제조한 반도체를 받아 ▲범핑 ▲칩온필름(COF)▲프로브 테스트 공정 등을 수행한다. 범핑은 반도체를 기판에 연결해주는 전도성 돌기인 범프를 만드는 작업이다. COF는 특수필름으로 반도체를 포장하는 개념이다. 프로브 테스트는 반도체 전기적 신호가 잘 이뤄지는 확인하는 작업이다.
주력 제품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다.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 실리콘웍스 매그나칩반도체 노바텍 SK하이닉스 등의 DDI를 패키징 및 테스트한다. 나머지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CMOS이미지센서(CIS) 등 몫이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 CIS 및 시스템온칩(SOC) 물량을 수주했다는 점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됐다. 엘비세미콘 관계자는 “작년에 초도물량을 확보했고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일단 CIS 15종과 SoC 10종을 테스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엘비세미콘은 작년 9월 580억원 규모 시설증설을 결정했다. 당초 지난달 마무리될 계획이었으나 지난 3월로 앞당겨 투자를 완료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빡빡해지면서 협력사로 테스트 수요가 넘어왔다. 삼성전자가 CIS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생산량을 확대할 전망인 만큼 엘비세미콘에 할당되는 제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엘비세미콘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1년 1분기 매출 1139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5.8%와 23.3%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TV 등 수요가 괜찮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