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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기판 사업 재편…韓 소부장 '낙수효과' 기대

김도현
삼성전기 RFPCB
삼성전기 RFPCB
- 반도체 기판 '공급난' 당분간 지속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기가 기판 사업 재편을 이어간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대폭 향상한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하이엔드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국내 중견 기업도 수혜가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을 연내 철수할 예정이다. 수익성 악화로 작년부터 정리를 추진했다.

RFPCB는 단단한 기판과 구부러지는 기판을 결합한 PCB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메인보드 연결고리를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에 RFPCB를 공급해왔다.

다만 업체 간 경쟁 심화 및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으로 단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익률이 낮아지면서 삼성전기는 생산량을 줄여가기로 했다. 지난 2019년 말에도 같은 이유로 고밀도회로기판(HDI) 사업을 중단했다. HDI는 스마트폰 부품 간 전기적 신호를 회로로 연결하는 기판이다.

공백은 비에이치 영풍전자 등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애플 등에 RFPCB를 제공하고 있다.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전기의 시선은 반도체 분야로 이동한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기판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평균판매가격(ASP)이 작년 4분기 30%, 올해 1분기 1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갑을이 바뀌었다. 공급자 파워가 세지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읍소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인텔은 삼성전기 등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량 증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크게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로 나뉜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쓰이며 FC-CSP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쓰인다. 각각 서버·PC와 스마트폰에 투입되는 셈이다.

최근 수요가 폭발한 기판은 FC-BGA다. PC 노트북 등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다. 인텔이 이례적으로 협력사에 제안한 것도 FC-BGA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FC-BGA 등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 중이다. 고사양 제품부터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중저가 기판은 대덕전자 심텍 등이 공급할 전망이다. 대덕전자는 작년 7월(900억원) 지난 3월(700억원)을 시설투자로 지출하는 등 수요 대응에 나섰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부족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전반에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삼성전기와 일본 이비덴 등이 고부가가치 기판에 집중하는 동안 국내 중견 업체들이 나머지 제품군을 공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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