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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DMS, 中 디스플레이 선점 효과 ‘톡톡’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자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를 장악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패널 주도권은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디스플레이 장비는 아직이다. 여전히 미국 일본 한국 업체 의존도가 높다. 반대로 생각하면 BOE CSOT HKC 등의 공장 구축 영향으로 국내 장비업계가 수혜를 입었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시설투자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중국 고객사 비중이 대폭 늘었다.

1999년 설립된 DMS는 일찍부터 중국 공략에 나선 업체다. 이 회사는 LG디스플레이 출신 박용석 대표가 세웠다. 2005년부터 중국에 생산법인을 확보할 정도로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지난 16일 경기 용인 본사에서 만난 DMS 관계자는 “현지 법인 설립 초기에는 부속품 조립하는 정도였다면 2015년 말부터 완성 장비까지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와는 거래한 지 10년이 넘었다.

현재 DMS는 핵심 모듈만 국내에서 제작하고 나머지는 중국 웨이하이 공장에서 처리한다. 회사 관계자는 “순수하게 DMS 지분인 공장이고 직접 운영하는 만큼 기술유출 이슈는 없다. 최대한 문제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DMS는 디스플레이 세정·현상·식각·박리 장비 등을 납품한다. 세정 장비는 LCD 및 OLED 기판에 이물질 등을 제거해 다음 공정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쓰인다. 식각과 박리는 노광 공정에서 쓰이는 포토레지스트(PR)를 깎고 벗겨내는 역할을 한다. 현상 장비는 남은 PR을 제거한다.

이중 고집적 세정장비(HDC)는 DMS가 자랑하는 제품이다. 시장점유율 70% 내외를 차지하며 17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BOE·CSOT·HKC·티엔마·비전옥스, 대만 AUO·폭스콘, 일보 샤프 등이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글로벌 업체들을 모두 거래한다고 보면 된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에서 OLED로 전환되는 시점인데 DMS는 잘 대처했다는 평가다. OLED 관련 장비는 LCD보다 부품이 더 필요하고 가격이 더 나간다. 세정 장비는 공정상 큰 차이가 없어서 넘어가는 데 어려움이 많지 않았다.

DMS는 기술력은 물론 원가경쟁력 부분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인다. 국내 장비업체 중 유일하게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덕분이다. 인력 등 인프라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핵심 모듈도 자체 개발한 것도 한몫했다. 이는 영업이익률 상승세로 이어졌다.

코로나19 과정에서 중국 진출의 강점이 더욱 부각했다. 경쟁사가 현지 장비 납품이 쉽지 않을 때 DMS는 차질이 없었다. 최근 장비 발주 후 잠적해 논란이 된 중국 인핀테크 사태에도 DMS는 피해가 적었다. 중국 협력사 주요 사이트마다 인력을 배치해 상황 파악이 빨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처음 터지고 1주일 정도 공장 운영을 못한 것 외에는 정상 가동했다”면서 “인핀테크 공장에 사람이 없던 사실도 미리 알아서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언급했다.

올해 수주 상황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말까지 800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2000억원 이상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LG디스플레이 증설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향후 DMS는 중국 시장의 유지보수 분야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업체 역시 일정 생산능력을 확보하면 투자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작년 100억원 수준에서 200억~300억원으로 관련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DMS는 신성장동력으로 의료기기와 풍력 사업을 낙점했다. 의료기기 분야는 지난 2019년 10월 인수한 비올을 통해 영위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코스닥 사장도 했다. 비올은 피부 리프팅 및 색소 치료 등을 주력으로 한다. 이 사업도 중국 진입을 통해 확장할 예정이다.

풍력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시점이다. 2019년 김천풍력 발전단지 도심의를 통과해 200메가와트(MW) 규모 단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호남풍력 발전단지를 상업 운전한 경험도 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로 DMS를 풍력 사업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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