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언리얼 엔진 5, 산업 전반 쓰임새 더 높아질 것"

왕진화
맨 왼쪽부터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엔진 비즈니스 리드 부장,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맨 왼쪽부터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엔진 비즈니스 리드 부장,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게임 개발 플랫폼 '게임 엔진'의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져가고 있다. 게임 엔진은 3D 그래픽으로 가상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개발자용 플랫폼이다. 과거 게임 엔진은 오직 게임 개발에만 쓰였다.

과거와 달리 게임 엔진은 산업 전반에서 활용도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BMW는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엔진 '언리얼(Unreal)'을 개발 차량의 테스트에 활용한다.

게임 엔진 속에서 도로 굴곡·날씨와 같은 변수를 자세하게 설정하고, 가상으로 차량을 운행해 도로별·계절별 차량의 주행 기능 변화를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해서다. 게임 엔진은 화면에 입체감을 부여할 뿐 아니라 광원의 위치에 따른 색상·명암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게임 엔진은 드라마, 영화 등에서도 주요하게 활용되며 영상 제작이 필요한 산업 전반에 고루 쓰이고 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대표 박성철)는 이러한 쓰임새에 발맞춰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에 차세대 리얼타임 기술이 도입된 '언리얼 엔진 5(이하 UE5) 얼리 억세스'를 출시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에픽게임즈의 한국법인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22일 오후 'UE5 얼리 액세스 출시 기념 미디어 인터뷰'를 갖고, 전세계 게임 개발 및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언리얼 엔진의 최신 버전과 다양한 산업 활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와 신광섭 엔진 비즈니스 리드 부장이 참석했다. UE5는 현재 개발 중이며 내년 출시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일찍 경험할 수 있게끔 UE5 얼리 엑세스가 먼저 출시됐다. UE5 얼리 액세스는 차세대 기술을 경험해 보고, 다음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볼 수 있도록 게임 개발자를 위해 준비된 빌드다.

이날 행사에서는 해당 빌드에 장착된 ▲나나이트 ▲루멘 ▲오픈월드 ▲애니메이션 ▲메타사운드 ▲에디터 UI & 워크플로 등의 주요 차세대 신기술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됐다.

신광섭 부장은 '에인션트의 협곡' 샘플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기술들을 시연했다. 나나이트는 가상화된 마이크로폴리곤 지오메트리(기하학적 배열)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엄청난 양의 디테일한 지오메트리를 가진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노멀 맵에 디테일을 굽거나(베이크하거나) LOD(Level of Detail)를 직접 제작하는 것과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브러시(Zbrush) 스컬프트부터 사진측량 스캔까지 수백만 개의 폴리곤으로 구성된 영화 수준의 아트 소스를 직접 언리얼 엔진으로 들여올 수 있다. 수백만 개를 배치하더라도 실시간 프레임 레이트가 유지된다.

루멘은 다이내믹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솔루션이다. 루멘을 통해 간접광이 직접광이나 지오메트리의 변화에 따라 실시간 반응을 보이는 사실적인 다이내믹 장면(scene) 을 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의 특정 시간에 맞춰 태양의 각도를 바꾼다거나, 손전등을 켠다거나, 외부 문을 열면 라이팅이 그에 맞춰 조절된다.

설명에 따르면 루멘을 이용할 경우, 더 이상 라이트 맵 UV를 제작하거나 라이트 맵 굽기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리플렉션 캡처를 배치하지 않아도 된다. 언리얼 에디터 내에서 간단히 라이트를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으며, 콘솔에서 게임이 실행될 때와 똑같은 최종 라이팅을 확인할 수 있다.

박성철 대표는 "언리얼 엔진은 완성자동차 업계나 건설 등 글로벌 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으며, 물론 한국에서도 다양한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영화 기생충, 승리호 등 영상 작업 과정에서도 쓰였으며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에서도 가상의 환경을 만들 때, 콘서트 영상에서도 종종 언리얼 엔진이 활용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UE5 얼리 엑세스에서는 리얼타임 렌더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나나이트와 루멘으로 리얼타임 영상이나 게임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본다"며 "UE4 대비 많은 산업군에서의 활용도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UE5로 개발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지에 대해 박 대표는 내년 말이나 2023년 초쯤으로 예상했다. UE5의 정식 출시는 내년 초다. 박 대표는 개발 기간을 최소 1년으로만 보더라도 2023년에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짐작했다. 내년 초 언리얼 엔진 4로 개발된 포트나이트가 언리얼 엔진 5로 교체될 예정이다.

포팅(작업)을 걱정하는 개발자가 많다는 말에 신광섭 부장은 "언리얼 엔진 4에서 5로 포팅할 때 어떤 기능들이 필요한지,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 등을 가이드 안내할 예정"이라면서 "개발자들이 UE5를 사용할 때 플랫폼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코리아에 따르면 전 세계 차세대 콘솔 기기용 게임 46% 정도가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 중이다. UE5가 내년 출시되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UE4로 게임 개발 중이며, 추후 포팅 등을 통해 UE5로 갈아타는 형태가 될 것 같다는 설명이다. UE4에 적용 중인 무료 정책은 UE5에도 적용된다. 'UE5로 VR·AR을 통한 메타버스 게임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신 부장은 "정식 출시 이후에는 VR과 AR 플랫폼이 지원될 예정이며, 메타버스 게임을 만들기 좋은 개발 환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나나이트와 루멘 같은 UE5의 신기술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신 부장은 "모바일 디바이스(스마트폰)가 저전력으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실행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저전력 밸런스와 관련해 제약이 있게 된 것 같다"며 "하지만 저희가 기대하는 건 모바일 디바이스도 시간이 갈수록 좋은 GPU를 지닌 것으로 발전돼 나올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부장은 "얼리 엑세스를 체험한 개발자들에게서 정말 좋고 놀랍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차세대 게임을 만드는 분들과의 미팅 자리에서도 UE5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다"며 "설계 데이터를 바로 갖고 올 수 있다는 점 등은 다들 만족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 같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wjh9080@ddaily.co.kr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