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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빗, 업비트 논란 의식해 상장폐지 연기했다? ‘글쎄’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빗이 코인 8종의 상장 폐지를 연기한 가운데, 업비트 관련 논란을 의식해 일정을 연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으로 보인다. 코인빗이 상장 폐지를 예고한 코인 8종은 모두 코인빗이 발행에 관여한 코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코인빗은 기존에 예고했던 코인 8종의 상장 폐지를 향후 공지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밤 10시 경 코인빗은 ▲렉스(LEX) ▲이오(IO) ▲판테온(PTO) ▲유피(UPT) ▲덱스(DEX) ▲프로토(PROTO) ▲덱스터(DXR) ▲넥스트(NET) 등 가상자산 8종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인빗이 업비트 관련 논란을 의식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업비트는 지난 18일 코인 24종을 상장 폐지했다. 이 중 피카프로젝트 등 일부 가상자산 프로젝트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을 예고하며 큰 논란이 일었다. 코인빗 역시 이런 소송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상장 폐지를 연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코인빗이 상장 폐지를 예고한 코인 8종은 모두 코인빗이 발행에 관여한 코인으로,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한 후 상장 폐지를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사실상 발행사가 코인빗인 만큼 업비트처럼 상폐 코인 발행사와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은 적다.

실제로 코인빗은 상폐 예정 코인을 사들이고, 해당 가격만큼의 유망 코인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코인빗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이유도 코인빗이 상폐 예정 코인에 관여하고 있어서다. 또 상장 폐지를 예고한 이유는 정부가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일명 ‘거래소 토큰’을 금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폐 예정 코인 중 이오는 코인빗 운영사인 엑시아와 엠디에프 재단이 공동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렉스 역시 엑시아에서 사업을 지원하며, 판테온도 코인빗의 사업과 연관된 가상자산이다. 판테온 보유자들에게 코인빗의 거래 수수료가 배당된 적도 있다.

또한 덱스와 넥스트는 코인빗이 백서를 발행하고 토큰 소각을 진행한 코인빗의 거래소 토큰이다. 덱스터는 지난해 9월 코인빗이 인수했기 때문에 역시 연관된 가상자산이며, 프로토도 엑시아가 프로토 재단을 인수했으므로 코인빗 운영사 엑시아가 발행 주체인 가상자산이다.

이와 관련해 코인빗 측은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 상장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상장 폐지가 연기되면서 일부 코인 가격은 최대 3000%까지 급등했다. 가격 변동성이 심할뿐더러 '거래소 토큰'은 끝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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