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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어벤저스] 구글포토 대항마 ‘마이박스’, 연간 20% 성장 노린다

권하영

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앞으로 개인용 클라우드에 대한 니즈는 점점 커질 겁니다. 단순히 백업하는 용도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주된 작업 공간으로서 말이죠. 네이버가 마이박스의 수익성만 좇지 않는 이유입니다.”

구글은 이달부터 클라우드 기반 사진 저장 서비스 ‘구글포토’를 유료로 전환했다. 이전까진 1600만화소 이하 사진과 FHD 이하 동영상은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개인당 15GB까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각에선 구글이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뒤 일방적으로 유료화를 진행한다며 불만이 적지 않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미 구글포토에 밀려 줄줄이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는 처지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서비스 중 대항마로 떠오른 것이 네이버 ‘마이박스’다. 마이박스는 구글포토 유료화 이후에도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구글(15GB)과 원드라이브(5GB)가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무료 용량(30GB)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김찬일 네이버클라우드 마이박스센터장<사진>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선 30GB 무료 정책을 회수하거나 줄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사용자환경(UX) 디자이너 출신으로, 현재 마이박스 제품 개발과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고, 유료화에 대한 고민이 없었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이용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만 바라보고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네이버가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을 통해 더 큰 잠재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아직은 개인용 클라우드가 저장소 역할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량 공유라든지 대규모 협업, 인공지능(AI) 처리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결국은 대부분의 작업들을 클라우드 상에서 하게 되는 추세가 올 것”이라고 봤다. 개인용 클라우드가 스토리지를 넘어 사용자의 주된 데이터 작업 공간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네이버는 그 일환으로 이달 말 한컴오피스와 제휴를 맺고 마이박스에서 HWP 문서 저장뿐만 아니라 문서 생성 및 공동편집까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클라우드가 저장뿐만 아니라 생산도구로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마이박스에서는 컴퓨터에 한컴오피스 설치가 안 돼 있어도 문서를 직접 생성하고 폴더를 공유해 공동 편집하는 등의 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달 ‘인물 검색’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AI 기술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사진을 묶어줄 뿐 아니라, 인물 관련 독사진 또는 특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각각 분류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김 센터장은 “기술 고도화에 따라 나중에는 사용자가 여러 분류 기준을 설정하면 앨범이 알아서 분류하고 정리하는 스마트 앨범까지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기준 마이박스의 월간사용자 수는 약 500만명. PC 웹·앱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해 사용하는 직간접적 이용자들까지 모두 합치면 월 1100만명가량이 마이박스를 이용 중이다. 김 센터장은 구글포토 유료화를 기점으로 마이박스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 연간 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마이박스는 꼭 무료 용량만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국내에 서버와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속도나 성능 면에서 최적화 됐고, 국내 이용자에게 특화된 지원 및 연동 기능이 많을 뿐만 아니라, 친근하고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도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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