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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장관, 5G 28GHz 통신3사 공동구축 “좋은 아이디어 아냐”

최민지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 일문일답
-취임 후 첫 간담회, 디지털뉴딜 정책 방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이 통신3사 공동구축과 관련해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혜숙 장관은 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임 장관은 과기정통부 핵심 과제로 ▲디지털 대전환 성공적 추진 ▲연구개발(R&D) 100조 시대 국가 차원 핵심 기술과 우수인재 확보 ▲코로나19 극복을 꼽았다.

이날 임 장관은 디지털뉴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데이터 고속도로인 5G망을 촘촘히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5G 28GHz를 활성화하기 위해 통신3사와 실증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다만, 28GHz 통신3사 공동구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과거 인사청문회 당시 서면답변을 통해 “28GHz 대역 5G 기지국 공동구축을 이행사항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한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최기영 전 과기정통부 장관과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장관에 오르고 업무파악 후, 28GHz 공동구축은 당장 가능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 장관은 “28GHz 공동구축은 기술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며 “28GHz 대역이 터지지 않을 때 그 밑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3.5GHz의 경우 통신3사 각각의 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28GHz 공동구축에 대해서는 아직 살펴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8GHz는 기업(B2B)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핫스팟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통신3사가 5G 28GHz 공동구축을 하게 된다면, 핫스팟 지역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28GHz 공동구축망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음영지역이 생긴다면, 3.5GHz에서 이를 연동해 이용자에게 서비스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3.5GHz와 LTE망에서도 공동망이 필요하다.

통신3사 가입자 시스템, 네트워크 연동 등이 대규모로 이뤄져야 해 기술적 복잡도와 사업자 비용부담이 모두 커질 수밖에 없다. 전국망이 아닌 핫스팟 지역에 이용하는 28GHz 대역에서 통신3사 공동구축을 꾀하려다, 전국망 3.5GHz를 비롯한 전체 네트워크까지 손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현실적으로 단기적 추진 과제로 삼을 수 없다고 봤다.

이와 함께 임 장관은 향후에도 디지털 미디어 관련 산업 주무부처는 과기정통부라고 못 박았다. 과기정통부가 주체가 돼 디지털 미디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른 부처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부가통신 등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디지털세와 관련해서는 “국제적 논의가 있었어야 했다. G7 정상회담 논의가 있었고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해 반가운 마음”이라며 “대상과 과세 정도 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기에,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되면 한국 전략과 추진 방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Q.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실제 장관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7~8개월이다. 성과를 내기에 길지 않은 시간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만큼, 반드시 성과를 내고자 하는 부분이 있는가?

▲ICT 전공한 사람이라 그런지 디지털뉴딜에 애착 갖고 있다. 디지털뉴딜은 산업적 측면이나 일자리 창출 측면 등에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포용에 관심 많다. 국민이 디지털 격차를 실감하고 디지털 시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혜택을 같이 누리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AI와 SW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학교에 오래 있었던 만큼, 인재 양성에 대해서는 감을 잘 잡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정책을 펼치겠다. 시스템 반도체와 6G, 우주, 탄소절감, 양자 등에 과감한 R&D 투자를 집행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현재 변이바이러스까지 나타나고 있다.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개발, 플랫폼 연구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 한미정상회담 후속 이공계 인력 교류, 미국과의 협력 연구 등도 중요하다. 잘 챙겨가겠다.

Q. 디지털뉴딜 1주년이다.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있는가?

▲디지털뉴딜 추진 1년밖에 안 됐지만, 산업은 빠르게 디지털 전환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ICT 기업이 아니라도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측면 성과도 있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통해 1000명 일자리가 창출됐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고용시장 어려움 완화에 도움이 됐다. AI 학습용 데이터 창출을 위해 642개 기업이 참여했다. 작지 않은 성과다.

디지털 포용의 경우, 현재 전국 1000개 이상 디지털 배움터 운영 중이다. 43만명 국민이 이곳에서 디지털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하던 사업을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지속 추진한다. 디지털 기기 접근성도 높이는 등 관련해 새로운 정책도 진행하겠다.

Q. 통신3사는 5G 28GHz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내 의무구축 수를 채울 수 있을까? 필요하다면, 공동구축도 가능한가?


▲최근 통신3사 대표와 만나 28GHz 실증 사업 논의를 했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실증 사업을 펴쳐 국민이 28GHz 새로운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의무구축은 연말까지로 정해져 있고, 내년 점검 예정이다. 이후 방향과 정책을 말하고자 한다.

3.5GHz 농어촌 지역 공동구축은 좋은 아이디어다. MWC에서 상도 받았다. 반면, 기술적으로 28GHz 공동구축은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 28GHz 안 터질 때 그 밑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3.5GHz 각각의 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28GHz 공동구축에 대해서는 아직 살펴보지 않고 있다.

Q. 얼마전 망 사용료 분쟁 관련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판결이 나왔다. 관련해 어떤 정책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1심 소송 결과가 나왔다. 과기정통부가 해야 할 역할은 새로운 신사업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부가통신 등 신사업이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지원하겠다.

Q. 다음 정권 때 OTT와 관련해 정부부처가 어떻게 개편되면 좋을까?

▲현재 디지털 미디어는 하나의 부처가 아닌 방통위, 문체부, 과기정통부 등 여러 부처와 관련돼 있다. ICT 관련 산업이기에, 주무부처는 필요하다. 앞으로도 디지털 미디어 관련 산업은 과기정통부가 주체가 되고, 다른 부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산업을 진흥시켜야 한다.

Q. 한국에서는 구글‧넷플릭스가 과세 대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해외에서 과세 대상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디지털세 관련해 국제적 논의가 있었어야 했다. G7 정상회담 논의가 있었고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해 반가운 마음이다. 구글을 비롯해 넷플릭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한국에서 과세를 받은 것은 좋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주도 기업이 해외에서 과세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대상과 과세 정도 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되면, 한국 전략과 추진 방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Q. 인재양성을 어떻게 추진할 예정인가?

▲네카라쿠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을 줄인 말이다. 많은 인재가 필요한 곳이며,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SW 관련 회사뿐 아니라 제조업‧에너지 등 업종 불문하고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해야 해 SW 인재가 필요하다. 출연연 방문 때도 SW와 AI를 활용해 연구 데이터를 분석‧도출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현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을 양성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3가지 접근방식을 제시한다. 우선, 학교에서 제대로 우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을 64개까지 지속 확충하겠다. 두 번째는 민간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정글 등 민간 업체들이 현재 잘 하고 있으며 취업률도 높다. 정부가 지원해서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재직자 대상으로 교육해야 한다. 도메인 지식을 갖고 있는 연구자가 SW 교육을 받아 그 결과를 본인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기초연구를 위한 인재양성도 필요하다. 젊은 연구자들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연구를 하면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생애주기에 맞는 연구지원사업을 진행해, 연구비가 없어 연구가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년과 여성을 위한 인력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

Q.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 개발될까?

▲한국이 생산하는 백신은 국민 모두의 염원이다. 현재 1상과 2상을 거쳤으나, 3상 진입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한국에는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없어 해외에서 임상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반면, 국산 치료제는 조건부 승인을 받아 현재 치료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날지 모른다. 백신 개발 경험과 플랫폼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Q. 누리호 개량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 어떤 방식으로 2030년 달탐사 등을 목표로 한 우주개발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누리호 관련 예타는 두 종류다. 누리호 신뢰성 높이는 반복발사 부분이 있다. 다음은 개량형 부분이다. 반복발사 부분은 예타 통과했다. 앞으로 누리호를 4번 반복해 발사하는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개량형 관련해서는 예타에서 통과하지 못 했다.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도전성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보완해 다시 추진하겠다.

Q. 탈원전 기조에 동의한 견해는 여전히 변함 없는가?

▲당장 탈원전한다는 개념은 아니다. 60년에 걸쳐 서서히 원자력 의존도를 낮춰간다는 기조다. 여러 이유가 있다. 한국은 작은 국토 면적에 3~4군데 집중적으로 대형 원전이 건설돼 있다. 위험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탈원전 기조가 결정된 것. 이에 대해 입장 변화는 없다. 서서히 원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한국 원자력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를 잘 활용해서 다른 나라에 원전을 수출하거나 해외 원전 건설 등을 추진할 수 있다.

Q.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차기 이사장 선출 관련 막바지 단계다.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

▲NST 이사장 선임의 경우, 3배수 후보가 추려졌다. 늦지 않은 시간 내 이사장 선임 이뤄질 것이다. NST 이사장 중요한 역량은 출연연에서의 현안과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앞으로 출연연이 어떻게 나아가고 어떤 성과를 내야 할지, 방향과 비전성 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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