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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택배·전기차…카카오-티맵 ‘모빌리티 슈퍼앱’ 선점 경쟁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빌리티 분야 플랫폼 경쟁이라고 하면 택시호출 시장이 대표적이었지만, 이 시장은 카카오가 이미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티맵이 추월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양사의 경쟁은 대리운전을 비롯해 물류 및 전기차 등 신사업으로 확대돼 ‘모빌리티 슈퍼앱’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이 됐다.

이차전의 첫 무대는 대리운전 시장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13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더불어 공격적인 마케팅도 예고하고 있다. 약 한달간 모든 대리기사에게 업계 기준 20%에 이르는 수수료를 100% 환급해주고, 대리기사들이 자주 쓰는 전동킥보드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석달간 킥보드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대리운전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16년 ‘카카오T대리’로 먼저 진출하긴 했지만, 아직 호출 점유율은 15~20% 수준에 그친다. 아직은 전화를 통해 대리를 부르는 ‘전화 콜’이 많기 때문. 하지만 이 시장도 본격적으로 플랫폼화가 이뤄지면 중개수수료를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의 확실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연간 3조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신사업 영역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분야가 ‘물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플랫폼 기반 퀵서비스인 ‘카카오T 퀵’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지난달에는 한진과 손잡고 카카오T 플랫폼에서 택배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화물차 중심의 미들마일(중간물류) 솔루션 기업인 와이엘피를 790억원에 인수했다.

전기차 시장도 중요한 미래먹거리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들어 한국전력과 전기차 충전 협력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T맵 내비게이션과 한전의 ‘차지링크’를 연동한 충전소 검색·예약·결제 통합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한전이 지난 5월 맺은 업무협약과 같은 내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자사 내비게이션 앱으로 가까운 한전 전기차 충전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특히 다양한 전장 사업을 하고 있는 LG의 주요 계열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미래차 기반 플랫폼 경쟁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카카오모빌리티와 LG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배터리 교환,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LG는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요컨대 카카오와 티맵은 하나의 앱에서 모빌리티와 연관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으로서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 주도권을 누가 먼저 쥐느냐가 관건이 된다. 플랫폼 산업 특성상 일단 압도적인 이용자 기반을 갖추게 되면 다양한 분야로 수익모델을 계속해서 확장해갈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택시·바이크·대리·주차·내비게이션·셔틀·시외버스·기차·항공 등 모든 교통시스템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쫓는 티맵모빌리티 역시 택시·렌터카·전동킥보드·대리운전·주차 등을 모두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인원 MaaS’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해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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