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韓 스마트폰 위기의 계절…삼성 '1위 위태'·LG '사업 철수' [IT클로즈업]

김도현
- 파죽지세 中 샤오미, 인도·유럽 등 1위
- 美 애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 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백승은 기자] 국내 스마트폰 산업이 심상치 않다. LG전자는 지난달을 끝으로 사업을 철수했고 삼성전자는 위기설에 휩싸였다. 홀로 남은 삼성전자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넛크래커’ 신세다. 이달 출시할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이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경영진단 기간을 연장했다. 지난달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시장점유율 축소, 부품 조달 차질 등에 따른 추가 점검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시작된 경영진단은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빈자리를 메운 샤오미 공세가 만만치 않고 애플의 아이폰 판매 실적은 역대급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확대 ▲‘갤럭시S’ 시리즈 조기 출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변경 등 여러 시도를 통한 탈출구 마련에 나선 상태다.

◆샤오미 추격 거세…삼성, 글로벌 1위 위태=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5730만대를 출하한 삼성전자는 점유율 19%를 차지했다. 문제는 샤오미다. 샤오미는 2분기 4990만대 출하, 점유율 17%로 나타났다.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대폭 줄였다.

지역별로 봐도 샤오미의 상승세가 드러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8.4%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17.7%의 삼성전자다. 양사의 격차는 작년 2분기 2.8%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10.7%포인트로 확대했다.

샤오미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선두 등극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니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2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7.1% 오른 것으로 이 기간 점유율은 25.3%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12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7.0% 줄었다. 점유율은 24%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상위 5개사(3위 애플·4위 오포·5위 리얼미)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도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1위를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에서는 0%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플래그십 부진 지속…'OS 동맹' 구글도 참전=프리미엄 시장을 한정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의 6개월 판매량은 1400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이는 ‘갤럭시S10’과 ‘갤럭시S20’ 시리지의 초기 6개월 성적보다 각각 47%, 20%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부진이 매년 심화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플래그십 지배력이 확장했다. 작년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는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는 등 ‘아이폰6’ 시리즈 이후 최고의 흥행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아이폰 매출만 45조원을 넘어설 정도다. 기존 강세였던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 중화권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큰 폭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아이폰13’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애플은 초도물량을 늘렸다.

안드로이드 동맹 구글의 선전포고도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다. 최근 구글은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 ‘픽셀6’와 ‘픽셀6프로’를 하반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아이폰과 갤럭시를 겨냥한 제품임을 강조했다. 아직 구글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단순 운영체제(OS) 공급사에서 기기 판매자로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애플과 같은 모델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폴더블폰, 반등의 계기 될까=삼성전자는 폴더블폰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오는 11일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1’ 행사에서 2종의 폴더블폰을 내세운다. 통상 하반기를 담당한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올해 출시하지 않는다.

현재 폴더블폰 분야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독점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출시하기는 했으나 출하량이 미미하다. 기술적으로도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독보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덕분이다.

아직 시장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확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샤오미 오포 비보 구글 등도 폴더블폰을 내놓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900만대로 전망했다. 2023년까지 10배 가까운 성장을 예고했다. 애플은 출시까지 2년 이상 남은 상황이다. 폴더블폰 성적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