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 세정장비 협력사 바꾼다

김도현
- 무진전자 기술유출 발단…국내 협력사 3~4곳 거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세정 분야 공급망을 개편한다. 기존 협력사 무진전자가 기술유출 이슈에 휘말리면서 대안을 찾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세정장비 메인 납품업체를 물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무진전자와 습식 세정장비 연구개발(R&D)을 공동 진행하는 등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장비는 세정액에 반도체 웨이퍼를 담가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경기 이천 M16 신공장을 비롯한 SK하이닉스 국내외 생산라인에 수백대가 투입된 상태다.

하지만 무진전자가 관련 기술 및 제품을 중국으로 넘기려는 정황이 드러나 양사 관계가 틀어졌다. 지난 1월 검찰은 무진전자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협력사 3~4곳에 세정장비 개발 또는 납품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기계연마(CMP) 장비에 특화된 케이씨텍은 작년 말부터 일부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씨텍은 웨이퍼 1장씩 처리하는 ‘싱글형’ 세정기와 25~50장을 한 번에 처리하는 ‘배치형’ 세정기 모두 생산 가능한 업체다. 다만 SK하이닉스용으로 대량 공급하기 위해서는 장비 개조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후문이다.

초임계 세정장비 개발에 돌입한 테스도 후보군이다. 액체도 기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에서 웨이퍼를 세정하는 기기다. 습식 세정과 건조를 일원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 난도가 높아 상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세정 기술을 갖춘 제우스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제우스의 고온황산장비(HTS)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세정장비가 화학 물질 간 발열반응을 통해 웨이퍼 온도를 높였다면 HTS는 플레이트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화학품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테스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 등과 장비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설투자를 재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 비용 일부를 올해 집행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M16과 충북 청주 M15, 중국 우시 C2F 등 잔여 공간에 장비를 채우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여전히 무진전자 세정장비가 메인인 만큼 대체 업체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스에프에이가 무진전자 세정장비 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와도 협상이 필요한 문제다. 세 업체 간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에스에프에이가 무진전자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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