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제2의 테슬라 ‘리비안’ 상장 추진…삼성SDI 관심↑, 왜? [IT클로즈업]

윤상호
- 삼성SDI, 리비안 EV배터리 공급…원형 배터리 경쟁력 환기 기회
- 美 사업 불확실성 해소…리비안 배터리 공급, 美 공장 필수
- 공장 입지, 고객사 방향성 암시…스탈란티스 합작사 설립 가능성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전기자동차(EV) 업체 리비안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아온 업체다. 아마존 포드 등이 투자했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한다. 리비안 추정 기업가치는 GM과 포드를 상회한다.

27일(미국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식 발행 규모와 공모 예정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가치 추정치는 최대 800억달러(약 93조6000억원)이다. 테슬라에 이어 자동차 제조사 시가총액 2위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했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얼바인 공장은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다. 연 40만대 생산능력(캐파)을 갖췄다. 아마존과 포드 등에서 105억달러(약 12조280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하반기 전기 픽업트럭 ‘R1T’와 전기 SUV ‘R1S’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마존 배달용 트럭 10만대를 수주한 상태다.

리비안 상장과 제품 출시는 삼성SDI에게 호재다. 삼성SDI는 리비안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EV배터리 사용량은 114.1기가와트시(GWh)다. 전년동기대비 153.7% 증가했다. 삼성SDI는 5.9GWh를 공급했다. 전년동기대비 107.3% 성장했다. 점유율은 5.2%다. 점유율 순위는 5위다.

삼성SDI는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 EV배터리 전략을 취했다. 수주잔고와 생산능력 등을 비공개했다. 성장률도 시장 평균을 하회했다. 이 때문에 EV배터리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샀다. 삼성SDI EV배터리 주요 고객사는 BMW 등이다. 상반기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178만7300대다. BWM는 판매량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SDI 강점은 각형과 원형 배터리다. 리비안 상장과 제품 출시는 삼성SDI EV배터리 경쟁력을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회다. 리비안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EV용 원형배터리다. 삼성SDI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삼성SDI는 “원형 EV배터리는 폼팩터 표준화로 대량생산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다. 리비안 외에도 여러 고객과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라며 “내년부터 공급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사업 불확실성 해소도 득이다. 미국은 사실상 2025년부터 미국 판매 EV는 미국 생산 EV배터리를 장착을 의무화했다. 해외 생산 EV배터리 장착 차량에 세금을 더 매기는 방식으로 가격경쟁력을 만들었다.

국내외 주요 배터리 업체 중 삼성SDI만 미국 공장이 없었다. 삼성SDI가 리비안에 안정적 EV배터리 납품을 하려면 미국 공장을 신설해야 한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소 직후 2023년까지 240조원 투자를 확정했다. 60조원은 해외 투자다. 삼성SDI 미국 공장 투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액이 정해진만큼 부지 선정 등 공장 신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삼성SDI 미국 공장 입지는 향후 삼성SDI 미국 공략 방향성도 알려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공장은 완성차 공장 인근에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다. 일리노이주를 선정할 경우 리비안이 역할이 커진다. 디트로이트 등이 될 경우는 스탈란티스와 협력 강화가 점쳐진다. 리비안 또는 스탈란티스와 합작사(조인트벤처) 설립 가능성도 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