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8월 NFT 거래금액 ‘역대 최대’…왜 크립토펑크‧엑시인피니티에 주목하나

박현영

비자가 산 NFT '크립토펑크 7610'./출처=라바랩스
비자가 산 NFT '크립토펑크 7610'./출처=라바랩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금액이 지난 한 주 동안 폭등하며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크립토펑크를 필두로 하는 디지털 수집품 거래금액과 엑시인피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 아이템 거래금액이 고루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더블록 통계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 NFT 거래금액은 약 23억달러(2조 6818억원) 수준으로, 한 달만에 상반기 거래금액에 육박했다. 특히 지난주(22~29일)에만 8억달러 이상이 거래되기도 했다.

거래금액 증가를 이끈 건 NFT 컬렉션 시리즈인 ‘크립토펑크’와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다. 크립토슬램에 따르면 31일 기준으로 지난 30일 간 크립토펑크 NFT 거래금액은 6억 8000만달러, 엑시인피니티 NFT 거래금액은 8억 20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 30일 간 NFT 거래 금액. 엑시인피니티가 1위, 크립토펑크가 2위다./출처=크립토슬램(Cryptoslam)
지난 30일 간 NFT 거래 금액. 엑시인피니티가 1위, 크립토펑크가 2위다./출처=크립토슬램(Cryptoslam)
◆비자가 사들인 크립토펑크, 희귀한 캐릭터일수록 가격 급상승

크립토펑크는 24*24 픽셀 이미지로 만들어진 1만개의 캐릭터 NFT로, 각각의 캐릭터들이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 거래기록 및 소유권을 블록체인 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NFT의 특성에 따라, 각 캐릭터들이 얼마나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외계인이나 유인원 캐릭터의 경우 개수가 적어 희귀하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에 팔린다.

크립토펑크 거래량은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 6월 경에는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대기업이 크립토펑크 NFT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거래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에 팔린 크립토펑크 NFT들./출처=라바랩스
높은 가격에 팔린 크립토펑크 NFT들./출처=라바랩스
해당 기업은 글로벌 결제기업 비자(VISA)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비자는 15만달러 규모 크립토펑크 NFT를 구매했다. 또 NFT 백서까지 발표하며 NFT 산업에 진출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커이 셰필드(Cuy Sheffield) 비자 가상자산 사업 책임자는 “우리는 NFT가 소셜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커머스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더 많은 NFT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비자는 가상자산 팀에 NFT 전문가들을 새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의 이 같은 소식은 크립토펑크 구매를 촉진시켰다. 더블록은 “비자의 NFT 구매 소식이 크립토펑크 구매 시장에 알려지면서 한 시간 만에 2000만달러 규모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테크크런치도 크립토펑크 열풍과 관련, “작은 팝아트 픽셀 초상화가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게 해준다”며 “이제 크립토펑크 NFT 하나를 구매하려면 최소 45만달러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 ‘플레이 투 언’ 열풍…NFT 유행 이끈 엑시인피니티
NFT 거래금액 증가세를 이끈 건 크립토펑크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벌기 위해 게임한다)’ 열풍을 일으킨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 역시 NFT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플레이 투 언’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게임 내 활동으로 NFT를 얻고, 이를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NFT는 보통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거래소에서 현금화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엑시인피니티를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엑시인피니티에선 캐릭터인 ‘엑시’ 하나 하나가 NFT로 거래된다. 엑시를 교배해 더 높은 가격의 NFT로 판매할 수도 있으며, 엑시의 레벨을 업그레이드해 배틀 승리 확률을 높임으로써 몸값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전 세계적 현상인 만큼 엑시인피니티 NFT를 거래하는 사람도 많다. 크립토펑크의 경우 거래 금액은 높지만 거래하는 사람 수는 많지 않다. 반면 엑시인피니티 NFT를 사들인 사람은 지난 30일 간 29만 8482명으로, 30만명에 육박했다. 앞서 엑시인피니티 개발사 측은 “매일 필리핀에서만 35만명이 접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발사 측의 설명처럼, 엑시인피니티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 투 언’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한 국가에서 더 활발히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필리핀이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엑시인피니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엑시인피니티 교육기관은 물론 엑시를 대여해주는 서비스까지 유행하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려면 우선 엑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엑시인피니티로 얻은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콰이어러(Inquirer)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안토네트 티온코(Antonette Tionko) 필리핀 재무부 차관은 “플레이 투 언 게임으로 번 돈은 과세의 대상”이라며 엑시인피니티 NFT가 증권에 해당하는지 등 자산의 성격을 구체화해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영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