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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해외직구 초보자, 11번가 ‘아마존 스토어’ 쇼핑해보니

이안나

- 추천 상품·결제 ‘장점’…주문량 증가로 4~6일 빠른 배송 상품 실종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달 31일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아마존이 현지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11번가가 처음이다. 11번가는 전례 없는 대규모 상품 개수와 한국어 지원 등 사용자경험(UX)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직구족’은 물론 신규 고객도 유입하려는 목표다.

평소 해외직구는 가격이 이용방법이 복잡하고 배송기간은 열흘 이상이라는 이유로 잘 이용하지 않았다. 직구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싶은 사용자로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이용해봤다. 다양한 상품 중 무엇을 구매해야 ‘득템’ 할 수 있을지 초반에 헤맨 건 사실이다. 대신 원하는 상품을 찾았을 때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는 건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11번가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하단에 아마존 로고가 눈에 띄어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최근 해외직구만 가능해 구매를 미뤄왔던 컴뱃 단백질바와 독특한 갤럭시Z플립3 케이스, 캠핑웨건 등을 검색해봤다. 수천만개 미국 아마존 상품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검색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아마존이 직매입하는 상품만 취급하기 때문에 실제 미국 아마존 앱에서 제공하는 것과 내용이 다르다.

직구 초보자라면 아마존에서 희귀한 상품을 발굴하기보다 이미 국내에서 입소문 난 상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11번가는 ‘직구팁’ 게시물을 통해 ‘첫구매 추천템’, ‘유튜브 추천템’, ‘커뮤니티 입소문난 제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직접 카테고리를 둘러봤을 때와 달리 이것저것 사고 싶다는 구매의욕이 생겼다. 스피커와 기계식 키보드 등 고가 제품을 뒤로하고 인기품목에 오른 계량저울과 욕조 헤어캐처, 단백질바를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했다.

구매한 품목 내에선 가격적인 장점이 있었다. 계량저울은 아마존 핫딜을 통해 1만7000원 제품을 9900원에 구입했다. 뒤늦게 선물용으로 골프복 하나를 추가 결제했다. 11번가에서 2만8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혜택을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결제할 수 있었다.

동일한 상품이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선 5만6000원인 반면 미국 아마존 앱에선 8만8000원, 배송료 약 1만2000원으로 약 10만원에 구매해야했다. 11번가를 통해 절반 가격에 구매한 셈. 패션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찾기 힘들었던 3XL 사이즈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단 건 덤이다.

미국 아마존 앱에서 제공하는 골프복 가격
미국 아마존 앱에서 제공하는 골프복 가격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구매한 골프복 가격(동일 제품)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구매한 골프복 가격(동일 제품)
배송기간은 처음 11번가가 소개했던 것과 달랐다. 앞서 11번가는 한국 직구 고객이 선호하는 ‘특별 셀렉션’은 평균 4~6일 이내, 그 외는 평균 6~10일이라고 알렸다. 사이트 오픈 직후엔 4~6일내 도착인 제품들이 다수 눈에 띄었지만 현재 빠른 배송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의 모든 제품이 10~15일 내 도착이라고 안내되고 있다. 주문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3일 밤 늦게 주문한 제품들은 ‘16일(목)~17일(금) 도착예정’이라고 안내됐지만 실제 결제 후엔 ‘12일(일)~13일(월)’ 도착 예정으로 그나마 4일 가량 앞당겨졌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가장 큰 장점은 국내에서와의 유사한 쇼핑경험이다. 특히 결제 과정에서 집 주소와 카드정보를 영어로 입력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처음 결제를 할 땐 관세청에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발급받아야하는 약간의 귀찮음은 있다. 하지만 두 번째 결제부턴 11번가에 이미 통관번호가 저장돼있다. 해외상품도 간편 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면 구매과정이 끝난다. 해외상품도 '충동구매'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외에도 상품 페이지 주요 정보와 상세 설명, 해외 구매자들의 리뷰 등을 모두 한국어로 제공한다. 모든 해외 리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아마존 고객들이 작성한 ‘도움되요’ 평가가 높은 리뷰를 10개 정도로 선별했다. 반자동 번역이기 때문에 한국 사이트와 동일할만큼 자연스럽진 않지만 의견을 참조하는 덴 도움이 된다.
상세페이지 이미지까지 번역한 부분이 있지만 사실 구매결정에 큰 역할을 하진 않는다.
상세페이지 이미지까지 번역한 부분이 있지만 사실 구매결정에 큰 역할을 하진 않는다.


유의할점은 200달러 이상(약 23만원) 구매 시 통관대행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내된 제품 가격과 구매시 결제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 가령 ‘마샬 킬번2’ 블루투스 스피커는 33만7700원으로 안내돼있다. 하지만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면 통관대행료 7만8000원이 추가돼 41만5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배송기간이 훨씬 길고 조회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11번가 아마존 상품은 배송조회가 가능하다. 아마존 전용 고객센터가 주말·공휴일 포함 오전 8시~오후10시로 비교적 길게 운영돼 환불·교환 등 상담 면에서도 용이하다.

단 아마존에서 구매한 패션·전자기기 등 다양한 제품들은 추후 처분을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올려선 안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해외직구 상품은 ‘자신이 직접 사용할 물품’이라는 조건하에 미국 200달러 이하 물품 관세가 면제된다. 이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릴 경우 목적은 ‘판매’가 되기 때문에 면제됐던 관세를 납부해야한다. 또한 세금을 납부했다 하더라도 전파인증 등 적합성 평가를 받지 않은 미인증 전자기기 판매 행위 역시 불법에 포함된다.

직구 초보자로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이용하며 느낀 장점은 원하는 특정 제품이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소문 난 상품 외에 캠핑웨건과 의자, 키보드 등 일반 상품들을 둘러보며 든 고민은 ‘굳이 국내 쇼핑몰이 아닌 아마존에서 사야하는 이유’였다. 캠핑웨건의 경우 아마존에선 고가 상품 3개만이 검색 결과로 나왔지만 오히려 11번가에서 더 다양한 가격대 여러 상품들이 등장했다. 배송기간도 훨씬 빠르다. 결국 이러한 제품들은 구매를 미뤘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결제 과정에선 분명한 ‘혁신’을 가져왔다.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길 원하는 초보직구들을 유입하기 위해 신경써야 할 우선순위는 배송기간 단축으로 보인다. 우선 기간이 짧아져야 확실한 목적 있는 상품을 구매하러 들어왔다가 다른 제품까지 둘러보며 구매할 동기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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