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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카카오·CJ도 탐낸 문피아, 네이버 손잡은 이유

권하영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이 국내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지분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0일 문피아 주식 325만여주(지분 36.08%)를 약 1082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는데요. 또한 향후 문피아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로써 네이버가 사실상 문피아 인수를 공식화 한 셈입니다.

네이버의 문피아 인수설은 사실 지난 4월부터 흘러나왔습니다. 당시에는 네이버가 CJ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뤄 문피아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추측도 나왔죠. 마침 양사가 지난해 10월 6000억원 규모 주식 교환 거래를 맺은 뒤여서, 문피아를 공동 인수해 콘텐츠 협업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결과적으로 이번 지분 투자는 네이버웹툰 단독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피아를 향한 관심은 네이버와 CJ뿐만 아니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당시 카카오페이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력한 인수처로 거론됐는데요. 카카오 역시 최근까지 북미 기반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 등을 인수하며 지식재산권(IP)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죠. 문피아를 놓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기사들도 여럿 나왔습니다.

결국 문피아는 네이버와 손을 잡게 된 것인데,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가지고 국내외 콘텐츠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네이버의 전략이 문피아 입장에서도 들어맞았다는 분석입니다. 문피아가 배출한 대표적 웹소설인 ‘전지적 독자 시점’의 경우 이미 네이버에서 웹툰화가 진행되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나 네이버는 현재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카카오 역시 글로벌 확장을 꾀하고 있긴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최근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한 터라 문피아 입장에선 글로벌 시너지 효과를 더 크게 기대한 모양입니다. 네이버웹툰 역시 북미 시장에서의 월간활성사용자(MAU)가 1000만명에 달해 웹소설의 웹툰화를 추진할 때도 훨씬 더 많은 노출을 바랄 수 있죠.

네이버 입장에서도 문피아 인수는 좋은 카드입니다. 무협 소설을 비롯해 다양한 소설들이 연재되고 있는 문피아는 현재 매달 평균 조회수가 1억건 이상, 방문자 수도 40만명으로 양호한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업계는 문피아에 등록된 1000만 회의 인기 소설들과 4만7000여명에 이르는 작가 라인업을 감안할 때 향후 웹툰화와 영상화로 확장할 수 있는 IP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14일 네이버에 대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로 콘텐츠 사업부문의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는데요.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웹툰과 글로벌 웹툰·웹소설을 장악한 네이버가 국내 웹소설에서 상대적 열위에 있던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딜을 단행했다”며 “주요 히트작을 보유한 문피아를 인수함으로써 IP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
권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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