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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코인시장에 영향 준 '헝다'…비트코인 가격, 앞으로도 증시 따라갈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주간 블록체인>은 기자가 음성 기반 SNS ‘음(mm)’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매주 목요일 9시 가상자산 재테크 서비스 ‘샌드뱅크’의 백훈종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 ‘음’에서 <귀로 듣는 주간 블록체인> 방을 엽니다.

방에서는 전문가 패널로부터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기자에게 직접 질문도 가능합니다. ‘음’은 카카오톡 내 서비스로,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방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영업신고 기간이 끝났습니다. 지난 24일까지 42개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를 마쳤고, 신고하지 못한 사업자들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문제는 결국 ‘4대 거래소’ 체제로 신고 기간이 끝났다는 것입니다.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받아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는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뿐입니다. 계좌 확보가 유력했던 고팍스, 후오비코리아, 한빗코 등도 결국 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 2018년 계좌를 획득한 선발주자 외엔 단 한 곳도 계좌를 발급받지 못했습니다. 특금법의 불합리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악영향을 미친 중국 헝다그룹 이슈가 있었습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도 함께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중국 인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를 불법화한다는 통지를 대중에 공개하면서, 기존 입장을 더욱 공고화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한 번 더 큰 하락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결국 ‘4대 거래소’ 체제를 공고히 한 특금법 이슈를 다뤄보겠습니다. 더불어 헝다그룹의 위기가 가상자산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칠지, 가상자산 가격과 증시 간 관계는 어떨지 글로벌 이슈도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불합리한 특금법 수면 위…결국 기존 4개 거래소만 은행계좌 확보

가상자산사업자 영업신고 명단./출처=FIU
가상자산사업자 영업신고 명단./출처=FIU
지난 24일은 특금법 영업신고 마감일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총 42개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를 마쳤는데요. 구체적으로는 거래소가 29개, 커스터디(수탁) 업체가 3개, 지갑서비스 업체가 6개, 그 외 4개입니다.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역시 거래소입니다.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만 갖춰도 되는 다른 사업자와 달리, 거래소는 원화입출금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은행 실명계좌를 받아야 했죠.

하지만 기존에도 계좌가 있던 ‘4대 거래소’ 외엔 단 한 곳도 새로 계좌를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계좌 발급이 유력했던 거래소들마저 발급에 실패하면서 특금법의 불합리함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습니다.

특히 고팍스나 후오비코리아는 전북은행과 실사까지 진행했고, 고팍스는 실명계좌 발급 확인서 초안까지 받았는데요. 전북은행이 영업신고 마감일에 갑자기 계약 부결 통보를 하면서 원화마켓 운영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실명계좌가 없어 원화마켓 운영을 중단한 거래소들은 코인 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마켓’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 원화입출금이 지원되는 ‘4대 거래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죠. 코인으로 코인을 사려고 해도 처음에는 원화를 입금해야 하니까요. 결국 코인마켓만 운영해서는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금법의 본래 취지는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시세 조작 행위를 하는 불건전 거래소를 없애는 것인데요. 결론적으로는 사고 없이 운영해온 거래소들조차 실명계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은행에게 거래소에 대한 평가를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이에 특금법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비판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 규모나 우리나라 시장의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미래에는 4개보다 더 많은 거래소가 필요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입니다. 유망 가상자산의 상장 여부를 단 4개 거래소에서만 결정한다면 그만큼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고, 투자자들도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잃는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두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막대한 자본이 국가규제로 인해 공중분해돼 국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됐다”며 “부실 불법 거래소는 걸러내야 하지만, 국가가 한 산업의 목숨줄을 쥐고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흔든 헝다그룹 사태, 대체 뭐길래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특금법으로 떠들썩하는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증시와 더불어 추석 연휴 동안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10% 이상 크게 하락했는데요. 중국 헝다그룹 이슈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대체 어떤 이슈이길래 파장이 컸을까요?

헝다그룹은 중국 내 2위 부동산 개발 업체입니다. 중국 부동산 광풍을 타고 성장한 업체로, 1300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후 그룹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해 전기차, 스포츠, 생수, 유제품 등 관련 없는 산업에도 뛰어들기 시작했죠.

이렇게 커졌던 헝다그룹은 지난해 중국 당국이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계속 흔들렸습니다. 이후 올 6월에는 큰 복병도 만납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헝다그룹과 솅징은행 간 유착관계를 근거로 은행들에게 대출을 점검하라고 지시했고, 상업은행들은 헝다그룹에 대출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헝다그룹은 큰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됩니다. 은행 대출 이자를 부동산 개발 수익으로 갚아야 하는데,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힘들어졌고요. 결국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잔고가 비었습니다. 헝다그룹의 총 부채는 약 1조 9600억 위안(약 359조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합니다.

때문에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파장이 클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습니다. 투자사들의 피해는 물론, 헝다그룹과 엮인 중국 건설사들의 도미노 파산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임직원은 20만명에 달하는데다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3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린 배경입니다.

◆헝다그룹, 왜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 줬나…“테더 이슈 맞물려”

다만 단순히 파장이 클 것이란 이유로 가상자산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글로벌 증시를 따라가기도, 반대로 가기도 하는데요. 즉 때로는 커플링(경제 요소들이 같은 흐름을 보이는 일)이기도, 때로는 디커플링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커플링이 발생한 이유는 테더 이슈와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는 달러와 가치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선 기축통화처럼 쓰입니다. 즉 테더로 다른 가상자산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테더를 발행한 테더사는 테더 발행량만큼의 준비금을 가지고 있어햐 하는데요. 테더사가 지난달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사는 자산으로 회사채를 꽤 보유하고 있는데, 발행기업이 어디인지는 일일이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테더가 헝다그룹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습니다. 헝다그룹이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는 사실도 이에 힘을 더했죠. 만약 헝다그룹이 파산한다면 테더사도 테더 발행량만큼의 준비금을 보유하는 데 차질이 있을 것이란 추측입니다.

다행히 테더사는 헝다그룹 회사채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테더의 헝다그룹 회사채 보유 소식은 루머에 가깝다”며 해당 소식으로 인한 추가 악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훈종 COO는 “이번에 가상자산 시장이 주식시장에 동조한 데에는 테더 이슈도 크게 작용했다”며 테더사가 회사채 발행 기업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측이 퍼졌다고 진단했습니다.

헝다그룹의 채권을 보유한 건 아니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테더사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될 전망입니다. 데이비드 모리스 코인데스크 칼럼니스트는 헝다그룹 회사채를 갖고 있지 않다는 테더의 주장에 대해 “손님에게 샌드위치를 대접하면서 병든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큰소리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일일이 밝히지는 않으면서 주장만 하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언제는 커플링, 언제는 디커플링…어떻게 구별할까

이번에는 테더 이슈가 있긴 했지만, 가상자산 시장이 글로벌 증시에 동조할지 그 여부를 예측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이자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가끔은 주식시장과 디커플링, 즉 반대로 가기도 합니다.

백훈종 COO는 “자본이 넘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담을 돈을 비트코인에 담는 경우가 있다”며 “그 비중은 적지만 기관투자자들인 만큼 워낙 금액이 크다보니 가상자산 가격이 주식시장과 디커플링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헝다그룹 사태처럼, 언론과 시장의 주목을 받는 큰 대외적 리스크가 있을 경우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자산’입니다. 때문에 다른 위험자산과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것이죠.

백 COO는 “큰 대외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땐 기관투자자들도 안전자산 중에서도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증시와 커플링하게 되고, 다른 가상자산들은 비트코인 가격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헝다그룹 사태 같은 중국발 이슈가 앞으로도 대외적 리스크로 작용할까요?

우선 지난 24일만 해도 중국발 이슈가 가상자산 가격 하락세를 유도했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 및 채굴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공개하면서 시장에 파장이 일었는데요. 중국이 가상자산 거래를 막은 것은 오래 전 일이지만 이번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 구체적인 가상자산 종류까지 언급해 규제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이처럼 중국발 이슈는 여전히 대외적 리스크이지만, 예전에 비해 그 영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입니다. 다행히 예전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이죠.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컸던 이유는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대다수가 중국에 있었기 때문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채굴기업의 90%가 폐쇄하거나 해외로 이전했다”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많이 약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제2, 제3의 헝다그룹은 나올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헝다그룹 사태와 비슷한 이슈가 가상자산 시장에 ‘장기간동안’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비슷한 일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백훈종 COO는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중앙집중화된 경제체제를 갖고 있다”며 “은행의 방만한 대출과 그에 대한 규제와 맞물려 시스템적 리스크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 헝다그룹은 그 시스템적 리스크의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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