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매체 노출된 청소년, 누구 탓?
- 유해매체 차단 앱 설치율 부족…정부, 설치 실태파악 미흡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이동통신사는 청소년 가입자에게 유해 매체 차단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설치율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과 같은 운영체제에서는 정부 및 통신 3사가 설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유해 매체 차단 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양정숙 의원(무소속, 사진)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가입자 228만 502명 중 23%인 51만 명이 유해 매체물 및 음란정보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청소년 가입자는 ▲SK텔레콤 86만 9080명 ▲LG유플러스 81만 5127명 ▲KT 54만 6687명 등 총 223만 894명에 이른다. 통신 3사 별 유해 차단 앱 다운로드 건수는 ▲SK텔레콤 128만 226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KT 33만 9789건 ▲LG유플러스 50만 4539건 순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대비 다운로드 건수를 비교 분석하면 SK텔레콤은 오히려 147.5%인 41만 3184건을 다운로드 했지만 ▲KT 20만 6898건 ▲LG유플러스 31만 588건 등 총 51만 7486건으로 적게 다운로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앞서 언급된 다운로드 건수는 구글 및 윈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건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통신 3사가 직접 유해차단 앱을 제공하지만, 애플 운영체제인 iOS는 통신 3사가 직접 제공할 수 없다. 이에 통신 3사는 모히바에 위탁을 요청해 유해차단 앱 ‘사이버 가디언’을 운영하고 있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통신 3사는 모히바에게 ‘사이버 가디언’ 운영에 따른 사업비를 매년 1억6000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있지만, 운영실태 및 다운로드 건수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사이버 가디언 다운로드 건수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전했다.
특히, 사이버 가디언은 앱스토어에 등록된 마지막 업데이트 날짜가 2018년 7월로 확인돼 3년간 관리하지 않아 이후 등록된 ▲아이폰10s ▲아이폰11 ▲아이폰12를 비롯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 13 기기에서는 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양 의원은 “유해 정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는 유해 차단앱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를 이용하는 50만명 가량은 여전히 유해차단 앱을 이용하지 않는다”라며 “아이폰을 이용하는 청소년 가입자에 대해 정부와 통신 3사는 어느 정도 유해차단 앱을 이용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가입자는 사이버 가디언 이용을 원하지만, 시스템 오류로 활용할 수 없다”며 “통신 3사가 가입과 동시에 설치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거나, 청소년 이용자가 개통할 때 대리점에서 즉시 설치하는 방안을 통해 유해차단 앱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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