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최근 인스타그램에선 서울 강남구 한 빵집 인증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지난 11일 문을 연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라는 곳인데요. 정용진 부회장을 닮은 ‘부캐’ 제이릴라를 내세웠다는 점이 소비자들 주목을 끕니다.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는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 세계관을 접목했습니다. 제이릴라가 우주 요리법을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설정이죠. 이런 콘셉트에 맞춰 매장은 고객이 거대한 우주선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조성했습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곳곳에 설치해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제이릴라가 지구로 오면서 썼다는 우주복·헬멧 등 다양한 굿즈도 전시했습니다. 약 60여종 빵은 우주와 태양계 행성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천연색소로 오로라를 형상화한 ‘오로라 베이글’과 뜨거운 태양을 닮은 ‘뺑 드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입니다.
제이릴라는 온라인에선 이미 유명세를 탄 나름 ‘인플루언서’입니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지 3개월여 만에 팔로워 수가 1만명을 돌파했는데요. 제이릴라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영문 이니셜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를 의미하는 ‘릴라’를 합쳐 지은 이름입니다.
지난해 9월 이마트가 제이릴라 상표권을 출원하고 신세계푸드가 소유권을 가져왔습니다. 이전부터 정용진 부회장 ‘부캐’를 활용한 마케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는 의미겠죠. 실제 제이릴라가 SNS 인플루언서로 자리잡은 데는 정 부회장 힘이 컸습니다. 70만명 이상이 팔로잉하고 있는 개인 SNS 계정에 제이릴라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캐릭터를 알려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제이릴라를 향한 쌀쌀맞으면서도 다정한 ‘츤데레’ 애정법은 팔로워들에 호감을 사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제이릴라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하나도 안 닮았음”, “자꾸 찾아와서 친한 척 하는데 귀찮아죽겠음”이라고 적는 식이죠. 베이커리 매장 오픈 일정이 공개된 날에도 정 부회장은 “고릴라가 빵집을 연다는데 난 잘 모르겠다”며 그만의 방식으로 소식을 알렸습니다.
제이릴라에 친숙해있던 소비자들은 이 캐릭터를 내세운 첫 오프라인 매장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겠죠. 제이릴라는 최근 명품 구찌 운동화를 협찬 받는 등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도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한 지식재산권(IP) 사업에 시동 걸고 있는 모습인데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본 따 만든 ‘라이언’이 각종 사업영역에서 흥행을 이끈 것처럼, 제이릴라도 돌풍을 이끄는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우선 정 부회장 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사이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