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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파수, 고질적인 3분기 적자 해소··· 올해 깜짝 실적 기대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DRM 기업으로 익숙한 파수(구 파수닷컴)가 근래에 극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다. 10월 초만 하더라도 6000~7000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1만1200원으로 급상승했다. 메타버스 등으로 보안업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급격한 매출 상승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파수는 2021년 3분기 매출액 89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230억원으로 전년대비 28.3% 올랐다. 영업이익은 –29억원이다. 전년대비 적자를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12.9%에 달하는 영업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누적 기준 적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은 파수를 비롯한 국내 정보보호업계의 특성 탓이다. 몇몇 국내 정보보호기업들은 상반기에 적자를 내고 하반기에 이를 만회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한다. 파수는 2018년, 2019년, 2020년 모두 3분기까지 적자였다.

자연히 지난 몇 년간 파수의 실적은 1~3분기까지는 적자를 얼마나 적게 내면서 매출을 늘렸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2020년에는 1~3분기 동안 매출액 179억원, 적자 70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매출액 184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데 더해 매출도 크게 늘었다. 매출액 400억원 달성에 흑자전환도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모인다.

◆DRM이 메인, 개인정보보호 및 SW 보안 취약점 분석까지

파수의 핵심 상품은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FED)’이다. 중요 데이터를 담은 문서나 파일 자체를 암호화해 허용된 권한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전자문서를 통해 보고 및 결재, 자료 공유를 하는 기업·기관에 적용되는 솔루션이다.

또 출력물에 워터마크를 적용하거나 화면 캡처 방지 및 스크린 워터마크를 적용하는 솔루션, 서버나 PC, 모바일 등에 저장돼 있는 비정형데이터를 식별하고 허가권한을 통제하는 솔루션 등 다양한 기업용 보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는 ‘애닐리틱 DID’도 파수가 공을 들이는 제품이다. ‘이종현’이라는 개인정보를 ‘이◆◆’ 등으로 비식별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인공지능(AI) 학습 등에 데이터가 활용되는 가운데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해 익명·가명정보로 쓰려는 움직임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프로그램 소스코드 상에 잠재하는 실행오류 및 취약점을 점검하는 정적 분석 솔루션 ‘스패로우’도 있다. 스패로우는 올해 개소한 경기도 성남시 정보보호클러스터의 ‘SW개발보안허브’에 활용된다.

파수의 매출 구성은 FED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보안, 스패로우의 애플리케이션(앱) 보안, 정보보호 컨설팅, 유지관리 등 부문으로 구성된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은 데이터보안이다. 작년 1~3분기 84억원이었던 데이터보안 매출은 올해 135억원으로 61.5%나 올랐다. 반면 앱 보안은 5.8% 감소했다.
파수 주가 차트
파수 주가 차트

◆해외진출 성과·예측 가능성 필요

코로나19 이후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파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정보기술(IT)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건설 등 전통 산업군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형의 신규 고객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극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파수는 일찌감치 미국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올해 1~3분기에는 약 12억원의 매출도 거뒀다. 작년 3억원 대비 4배에 가까운 상승이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첫 발은 내딛었다고 평가할 만한 상황이다.

고질적인 매출 쏠림 현상 역시 파수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 중 하나다. 사업 특성상 특정 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파수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1~3분기 실적으로는 파수의 기업 현황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상장 기업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2020년 첫 거래일인 1월2일 시가가 3675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상승이다.

KB증권 윤창배 연구원은 파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에도 파수의 DRM이 적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DRM 점유율 1위라는 성적이 메타버스에서도 유효하기 작용하리라는 분석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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