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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갑질’ 무더기 적발…GS샵 과징금 ‘1위’ 오명

이안나
- 거래상 우월적 지위남용 불공정거래행위에 과징금 총 41억4600만원 부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최근 카카오·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갑질’ 행위를 막는 법률 검토가 한창인 가운데, 20년 이상 긴 업력을 가진 TV홈쇼핑 업체들이 납품업체 상대로 갑질을 일삼다 무더기 적발됐다. 이중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홈쇼핑(GS샵)이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월부터 2020년 6월 사이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주요 홈쇼핑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1억46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은 7개 TV홈쇼핑으로 실상 홈쇼핑 업체 전부다.

이중 과징금은 GS샵이 10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홈쇼핑(6억4000만원), NS홈쇼핑(6억원), CJ온스타일(5억9000만원), 현대홈쇼핑(5억80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상으로만 운영하는 홈앤쇼핑과 공영쇼핑도 2억원 이상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부터 6년동안 ▲판촉비용 전가 ▲납품업자 종업원 등 부당사용 ▲계약서면 즉시교부위반 ▲양품화 관련 불이익 제공 ▲ 상품판매대금 지연지급 ▲부당반품 ▲ 최저가 납품조건 설정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했다.

GS샵 등 6개 홈쇼핑사는 판촉비용분담에 대한 약정 없이 판촉행사에 들어가는 사은품 비용 전액을 납품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홈앤쇼핑은 비용분담 약정은 했으나 총 판촉비용 50%를 초과하는 비용을 납품업자가 부담하게 해 판매촉진비용 부담 전가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7개 홈쇼핑사 전부는 자신들의 비용절감을 위해 납품업체 인력을 부당 사용했다. 인건비 부담 등 파견조건에 대한 서면 약정 없이 납품업자 비용으로 종업원을 파견받은 후, 이들을 방송 게스트, 시연모델, 방청객으로 사용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이들은 원칙적으로 납품업자 종업원을 사용할 수 없다. 인건비 지급이나 납품업자 자발적 요청 등 예외적 경우가 존재하지만 적발 사례들은 예외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홈쇼핑 ‘갑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GS샵 등 3개 TV홈쇼핑사는 가압류 등을 이유로 상품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늦게 지급하면서도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특히 GS샵은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멀쩡한 직매입 상품 재고를 납품업자에 반품하기도 했다.

이외에 CJ온스타일 등 4개 홈쇼핑사는 납품업체에 거래 품목, 수수료 등 거래조건이 명시된 계약서면을 교부하지 않거나, 지연 교부했다. 현대홈쇼핑은 직매입 상품에 대한 양품화 작업을 납품업자에게 위탁하고 작업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 양품화 작업이란 반품 도중 일부 파손·훼손 제품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재포장, 수선하는 작업이다.

홈앤쇼핑은 양품화 비용 중 물류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롯데홈쇼핑은 직매입 계약시 최저 납품가를 보장받기 위해 납품업자로 하여금 ‘다른 사업자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납품할 수 없도록’ 가격결정권을 제한했다.

공영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체들은 2015년 3월에도 납풉업체 대상 갑질이 드러나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143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5년 설립된 공영쇼핑은 당시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공정위 대대적 과징금 부과에도 불구 6년간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TV홈쇼핑 납품 수수료율은 통상 30% 내외 수준이다. 이는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 중 가장 높다. TV홈쇼핑 업체들이 평소 납품업자와 상생을 부각하던 모습과 달리 이들에게 일부 비용 떠넘기기와 인력 부당 사용으로 부담감을 더 키워온 셈이다. 끊이지 않는 홈쇼핑 업계 ‘갑질’을 끊기 위해 강도 높은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TV홈쇼핑, T커머스, 온라인쇼핑몰 등 비대면 유통채널 납품거래 관계를 더욱 자세히 살펴볼 것”이라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면 유통채널에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계속 감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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