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V

OLED TV 만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손잡는다면? [IT클로즈업]

김도현
- 삼성 vs LG, OLED 청백전 현실화
- 삼성전자, WOLED 활용 시 TV 라인업 배치 주목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TV 1~2위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이 새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면 내년부터는 변화가 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출시한다. 이를 둘러싼 여러 소문이 퍼지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OLED TV 안 만든다던 삼성전자, 결국 한다=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OLED TV를 선보였으나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 이슈로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OLED TV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이달 인사에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과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 부문을 통합한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장을 맡게 된 한종희 부회장은 2018년과 2020년 기술적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OLED TV 반대’를 외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LCD에 퀀텀닷(QD) 필름을 덧씌운 QLED TV로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 마이크로LED TV를 차세대 제품으로 낙점한 가운데 올해는 기존 QLED를 개선한 네오QLED TV를 공개했다. OLED의 자리는 없었다.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 QD 사업을 시작할 때도 반응은 미지근했다. 당시만 해도 마이크로LED와 QLED ‘투트랙’을 강조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QD디스플레이가 QD-OLED로 불린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 있었다. QD 기반 TV는 만들더라도 OLED는 아니라는 기조에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청색 유기물을 발광원으로 한다. LG전자가 사용 중인 LG디스플레이의 OLED는 백색 유기물 기반 화이트(W)OLED다. 파란 소자는 뿜어내는 에너지가 강하지만 수명이 짧다는 장단점이 있다. 이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에 따라 대형 OLED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과 LG는 OLED 청백전을 펼치게 됐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채택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수율, 휘도(밝기의 정도) 등 이슈로 도입 여부를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LG디스플레이와 ‘OLED 동맹설’ 지속 제기=삼성전자가 OLED TV를 내놓는 건 확정했으나 변수가 있다. LG디스플레이 WOLED를 적용한 제품 출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관련 내용이 거론되기 시작한 건 올해 상반기다. 당시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완성도에 대한 불신의 시각이 많았다.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수율도 상당 부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우려가 잠잠해졌다. 한 부회장은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와 협업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양사 간 거래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가장 큰 이유로 QD-OLED 생산량이 꼽힌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2200x2500mm) 원장 기준 월 3만장의 QD-OLED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55인치와 65인치 TV 약 100만대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소니와 물량 분배, 수율 등으로 고려하면 50만대 출하가 현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4500만대 내외 TV를 판매하는 업체다. 내년에도 네오QLED TV 등이 메인임을 감안하더라도 50만대는 부족한 숫자다. 이에 LG디스플레이로부터 WOLED를 조달해 OLED TV 사업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설마 그러겠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LCD 중국 의존도 확대, 마이크로LED TV의 높은 가격 등을 이유로 OLED TV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면서 이를 보는 관점도 바뀌었다. 두 회사의 논의가 구체화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업계에서는 WOLED TV 150만대 판매를 목표로 LG디스플레이에 패널 200만대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화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다. 삼성전자가 WOLED TV를 인정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 한 부회장이 진행하는 CES2022 기조연설의 관전 포인트다.

◆LG전자·삼성디스플레이, ‘나쁘지 않다’ 이구동성=이제 시선은 OLED TV 선두주자 LG전자와 QD-OLED 공급사 삼성디스플레이로 향한다. 상황이 묘해졌으나 양사는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LG전자는 OLED 진영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TV 시장에서 여전히 OLED 비중은 10% 미만인 만큼 업계 1위 삼성전자가 진입하면 대폭 확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QD-OLED 수율과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동안 시간을 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WOLED를 계속 쓰기보다는 2년 안팎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다음 먹거리인 퀀텀닷나노로드발광다이오드(QNED)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거래가 사실이라면 또 주목할 부분이 있다. 제품 네이밍 및 라인업이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OLED TV에 부정 입장을 내비친 만큼 QD-OLED TV의 브랜드가 어떤 식으로 정해질지 관건이다. WOLED TV도 마찬가지다.

네오QLED TV가 경쟁사 OLED TV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아울러 QD-OLED라는 WOLED와 차별 포인트가 있는 패널도 활용한다. 즉 WOLED TV를 최상단에 올리기는 어렵다. 네오QLED TV와 QD-OLED TV 아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용납하기 쉽지 않은 지점이다.

업계에서는 8K와 4K로 구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도 차이를 둬 논란의 여지를 없앨 것이라는 추측이다. ▲네오QLED TV 8K ▲QD-OLED TV 4K ▲WOLED TV 4K 순으로 배치하는 그림이다. 자사 브랜드를 띄우면서도 경쟁사를 깎아내리지 않는 전략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