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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트위터를 뒤흔든 ‘웹 3.0’ 전쟁, 일반 투자자가 알아야 할 것은?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요즘 업계에서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만큼 눈에 띄는 용어가 있죠. 바로 ‘웹 3.0’입니다.

웹 3.0이란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을 의미하는데요. ‘분산화’, ‘개인’ 등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웹 환경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요즘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이기도 하고요.

이번주에는 트위터에서 웹 3.0에 관한 논쟁이 펼쳐졌습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Jack Dorsey)가 웹 3.0을 비판하면서, 그에 대한 반박 의견들도 여럿 나온 것인데요.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가 잭 도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웹 3.0을 지지하는 진영과 비판하는 진영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입니다.

웹 3.0이 내년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한 만큼, 이번 논쟁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웹 3.0 기반 프로젝트들이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아직도 플랫폼 위주인 웹 환경이 앞으로는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웹 3.0을 둘러싼 논쟁과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웹 3.0이 뭐길래?

우선 웹 3.0은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초창기 웹 환경을 뜻하는 웹 1.0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대표되는 웹 2.0과 비교가 가능합니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메사리의 리포트를 코빗이 번역한 자료를 보면, 웹 3.0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웹 1.0에선 콘텐츠 제공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를 일방적으로 소비했는데요. 이후 웹2.0에서는 사업체가 플랫폼을 만들고 사용자는 플랫폼에 참여해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체는 해당 콘텐츠를 통해 광고 및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가 탄생했고요. 유튜브의 구조가 대표적이죠.

반면 웹 3.0에서는 사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 플랫폼 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플랫폼이 아닌 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수익도 얻게 되고, 플랫폼 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는 것입니다.

이 때 사용되는 게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데이터는 탈중앙화된 저장공간에 저장되며,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는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통해 증명할 수 있습니다. 또 조직은 플랫폼 상 토큰, 즉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용자들이 운영에 참여하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 형태로 운영됩니다. 현재 시장에 진출한 웹 3.0 프로젝트들 대부분이 DAO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개인에게 혜택? 다 VC가 가져간다” 잭 도시의 비판

정의로만 보면 웹 3.0은 모든 혜택이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공정한 웹 환경 같지만, 완벽하게 공정한 건 당연히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잭 도시가 지적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인데요. 웹 3.0 기반 프로젝트들이 개인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강조하고 있으나, 사실 해당 프로젝트들도 벤처캐피탈(VC)들의 배만 불린다는 겁니다.
웹 3.0을 비판하는 잭 도시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웹 3.0을 비판하는 잭 도시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잭 도시는 “VC들이 웹 3.0을 소유하고 있다”며 웹 3.0 프로젝트들도 결국 지분 투자한 VC들 때문에 중앙화된 성격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개인 사용자의 주권, 즉 탈중앙성을 내세운 프로젝트들이지만 VC들의 투자를 받아야 사업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VC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돌아갈 것이란 얘기죠.

일론 머스크도 합세했습니다. 머스크는 “웹3 본 적 있는 사람? 나는 찾을 수가 없다”고 쓴 트윗을 올리며 웹 3.0의 실체를 부정했습니다.
웹 3.0을 본 적 없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웹 3.0을 본 적 없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잭 도시와 머스크가 생각하는 웹 3.0은 이른바 ‘마케팅용’입니다. 결국엔 VC들이 혜택을 가져갈테지만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개인의 주권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아담 백(Adam back) 블록스트림 CEO,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도 이 같은 주장을 거들었습니다. 아담 백은 “웹 3.0은 알트코인을 위한 마케팅 유행어”라고 꼬집었고, 세일러도 웹 3.0이 마케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 즉 비트코인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입니다. 미래의 화폐나 자산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건 비트코인인데, 알트코인 프로젝트들이 ‘웹 3.0’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와서 코인을 판매하려 한다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웹 3.0을 내세운 프로젝트들은 플랫폼 운영 투표에 참여하기 위한 토큰이나, 개인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주는 토큰이 필요합니다. 즉 자체 토큰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혜택을 가져가는 건 VC인데 이 토큰을 많이 팔기 위해서 웹 3.0을 내세웠다는 게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주장입니다.

◆“웹 2.0으로 돈 번 사람이 할 말 아냐”…웹 3.0 지지 물결도

반면 이런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웹 3.0이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비판을 받지만,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는 것이죠.

트위터에선 자신이 실제로 돈을 번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며 잭 도시에 반박하는 물결이 일었습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사이트 코인마켓캡은 공식 계정에 웹 3.0 홍보 영상을 올리며 “웹 3.0은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뿐 아니라, 기술, 금융을 넘어 세상 전반에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이스북 출신이자 최근 링컨네트워크에 합류한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Antonio García Martínez)도 잭 도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웹2로 돈을 번 사람이 웹3를 비난하는 것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로 돈을 벌어놓고 하나도 돌려주지 않은 채 ‘그들은 악마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습니다.
잭 도시의 주장에 반박한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잭 도시의 주장에 반박한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트윗./출처=트위터 캡처
해석하자면 잭 도시는 트위터라는 웹 2.0 플랫폼으로 돈을 벌었으면서, 자신이 사용자들 덕에 벌어들인 돈은 하나도 돌려주지 않은 채 웹 3.0 프로젝트들을 비난만 하고 있다는 것이죠. 어쨌든 웹 3.0 프로젝트들은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므로,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준 적 없는 ‘웹 2.0 거물’이 그걸 비판할 자격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웹 3.0,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웹 3.0이 화두가 된 지는 꽤 되었지만 인플루언서들 간의 논쟁이 이렇게 활발했던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때문에 아직은 누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펴보자면 웹 3.0 열풍에 어느 정도의 마케팅 성격은 있습니다. 현재 웹 3.0을 키워드로 잡은 프로젝트들이 지난 2018년 가상자산공개(ICO) 열풍 때 나온 프로젝트들과 콘셉트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웹 3.0 프로젝트의 예시로 많이 등장하는 오디우스(Audius)나 미러(Mirror) 같은 프로젝트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들을 보면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젝트들이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오디우스는 블록체인 기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데요. ICO 붐 때 블록체인 기술로 음원 수익을 인디 아티스트들에게 돌려주자는 프로젝트들이 많았습니다. 또 미러는 미디엄(Medium) 같은 블로그형 글쓰기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글쓴이에게 정당한 수익을 주는 프로젝트인데요. 큰 틀에서의 콘셉트를 보면 스팀잇 같은 ICO 붐 당시 프로젝트들과 비슷합니다. 비슷한 콘셉트가 존재했음에도 불구, 현재는 웹 3.0이라는 날개가 생겨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때문에 어느 정도 마케팅 성격은 있습니다.

다만 마케팅 성격이 있다고 해서 웹 3.0 프로젝트들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닙니다. 시대를 잘 만나기도 헀지만 3년 전보다 서비스 수준이나 기능 자체가 향상된 면이 큽니다. 예를 들어 미러는 콘텐츠를 발행한 후 이를 NFT화하거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커뮤니티를 잘 쌓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과 3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고 블록체인의 의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커뮤니티가 커졌습니다. 예전보다 사람들이 개인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보다 개방적이고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전 세계적 분위기를 웹 3.0 프로젝트들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마냥 마케팅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불어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기존 웹 2.0 플랫폼들은 개인 사용자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없었지만 웹 3.0 프로젝트들은 ‘조금이나마’ 돌려준다는 점도 핵심입니다.

잭 도시의 주장처럼 VC가 많은 몫을 가져간다고 해도 사용자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이 ‘아예 없는’ 것과 ‘조금이라도 있는’ 것은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실제 수익을 낸 블록체인 게임들을 내세우며 잭 도시에 반박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시기를 틈타 무조건 ‘웹 3.0’을 꺼내드는 프로젝트들은 걸러내야겠지만, 웹 3.0 자체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3년 전에 비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지지하는 커뮤니티가 매우 커졌고, 개인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 자체는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웹 3.0의 의미를 인지하고, 2022년에는 어떤 웹 3.0 프로젝트들이 성장할지 지켜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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