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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조원 배팅해 메타버스·클라우드 석권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IT업계에서 역대 최대인 82조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18일(현지시각) 게임 개발 및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선두주자로 꼽히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주당 95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 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텐센트, 소니에 이어 매출 3위의 게임회사가 된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 시장 확장을 놓고 MS가 세기의 딜을 성공시킨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합병을 통해 밝혔든 MS는 이번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은 물론 이러한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합병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CEO는 “블리자드와 함께 MS는 투자와 혁신을 통해 최고의 콘텐츠, 커뮤니티 및 클라우드를 만들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MS는 지난 몇 년 동안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에 투자해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 엑스박스 전문 리전을 배치했다”며 “클라우드를 통해 Xbox 생태계와 커뮤니티를 수백만 명의 새로운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고 있다. 오버워치나 디아블로를 엑스박스 게임패스(Game Pass) 일부로 휴대폰으로 스트리밍하는 가능성을 보면 이번 인수는 흥미진진하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업계에서 게임 산업이 주된 고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오래된 얘기다. 국내에서도 게임시장은 클라우드 업계의 최대 우량 고객이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접속자가 많아질수록 이에 대응하기 위한 IT자원이 요구되는데 클라우드 환경에선 간편하게 장비를 늘릴 수 있고 늘리는 만큼 클라우드 벤더에게는 수익이 늘어나는 셈이다.

MS에게 있어서도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의 게임 시장 공략은 중요한 문제로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게임사 윈-백에 울고웃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게임업계의 클라우드 인프라 수주를 놓고 AWS와 MS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하지만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MS는 MS 애저 클라우드의 게임시장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메타버스에 대한 MS의 경쟁력도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MS는 메타버스 생태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최근 메타(전 페이스북)에 MS의 메타버스 관련 인력이 이동하는 것이 외신에서 다뤄질 정도로 글로벌 기업간 메타버스 주도권 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앞서 MS가 인수했던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이미 막강한 사용자 풀과 플랫폼을 보유한 다양한 온라인 IP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메타버스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비전에 대해 생각할 때 콘텐츠, 커머스 및 애플리케이션의 강력한 생태계뿐만 아니라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지원해야 한다. 게임에서는 메타버스를 강력한 컨텐츠 프랜차이즈에 고정된 커뮤니티와 개인 정체성의 집합으로 보고 모든 기기에서 액세스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 커뮤니티 및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환상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이 거래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바비 코틱(Bobby Kotick) 블리자드 CEO도 “우리의 재능과 프랜차이즈는 풍부한 메타버스 구축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며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다양한 인재와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역량을 위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AI 및 머신러닝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보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사용자 경험 기능이 점점 더 경쟁적이게 되고 더 필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밝혔다.

결국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메타버스 시장에서 단순히 메타버스 기술 자체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도화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강자인 MS의 노하우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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