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선”…이재명·윤석열, ‘겜심’ 잡기 혈안

왕진화
사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50일도 남지 않은 제20대 대선이 ‘게임’으로 뜨겁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대 표심을 완벽히 사로잡겠다며 ‘겜심(게임 이용자 민심)’을 공략하고 있어서다.

공통 키워드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칼·창·방패 같은 아이템을 일정 확률로 뽑는 상품을 의미한다. 게임사 주요 수익모델이지만, 그간 지나치게 낮은 아이템 획득 확률과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게임사로 하여금 완전 공개하게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젊은 세대 공감을 얻고 있다.

또, 이들 모두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기성세대가 운동장에서 즐겼던 놀이처럼, 젊은 세대에게는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장 대중적인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1일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해 게임업계 현안으로 1시간 가까이 토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같은 달 24일에 같은 채널에 출연해 게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PC통신 ‘하이텔’ 시절 유명 게임 동호회 중 하나였던 ‘개오동(KETEL오락동호회)’에서 활동한 진성 게이머로도 유명하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을 출범시켰다. 최근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일명 ‘돈 버는 게임(Play-to-Earn, 이하 P2E)’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한국도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다.

윤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9일 1차적으로 게임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전체 이용가 게임물을 본인 인증 의무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어 지난 12일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 등을 앞세운 4대 게임 공약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챔피언스 코리아 개막전에 참석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은 4대 게임 공약을 발표한 날 오후 서울 종로구 롤파크를 찾아 T1과 광동 프릭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특히 양강 접전 구도를 구축 중인 양 후보 게임 공약은 이용자가 겪는 불공정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윤 후보가 밝힌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 공약은 이 후보가 한 발 빨랐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에서 ‘게임이용자 권익 보호’ 공약을 내세우며 “게임사 확률 조작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바 있다.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도 이러한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을 다루고 있는 규제 법안은 국회에서도 현재 계류 중이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0년 12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후보는 현재 계류 중인 개정안 법제화 지원도 약속했다.

두 후보 게임공약 디테일은 이스포츠(e스포츠)에서 갈린다. 다만 일부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이스포츠 국제대회 활성화’와 ‘지역연고제 도입’ 등 공약 구체성이 떨어져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스포츠 자체에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 및 운영 과정에 있어 종목사(게임사) 관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프로게임단 곳곳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또, 프로게이머 선수 생명이 다른 분야에 비해 짧은 것 등도 고려돼야 한다. 지역연고제가 가능해지려면 현실적으로 검토돼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