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나트륨 배터리 키우는 인도...'리튬 중국' 대체 시장을 겨냥한 포석일까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세계는 지금 리튬 확보 전쟁 중이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리튬 배터리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1위 부자인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는 리튬 배터리가 아닌 나트륨 배터리로 눈을 돌렸다.

암바니의 대표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는 이달 초 나트륨 이온 배터리 스타트업 파라디온의 지분 100%를 1억파운드 (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블룸버그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이처럼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돈이 76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리튬이 아닌 나트륨 배터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암페렉스 테크놀로지(Amperex technology)가 이미 지난 여름 나트륨 이온전지를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중국의 입지가 단단한 상황에서 굳이 승산 없는 싸움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리튬뿐만 아니라 고급 니켈, 코발트 등 리튬 이온 배터리에 필요한 원재료들이 모두 부족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체제의 등장은 각광받을 만하다.

그렇다면 무케시가 선택한 나트륨 배터리는 리튬 배터리에 대적할 만한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나트륨은 지구에서 여섯 번째로 풍부한 자원으로, 리튬보다 300배 정도 많다는 점에서 꽤 비용효율적이다. 뿐만 아니라 나트륨 배터리는 0볼트로 방전될 수 있기 때문에 리튬 배터리에 비해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적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관건은 에너지 밀도다. 리튬 배터리의 높은 에너지 밀도만큼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스쿠터를 이용하는 인도 시민들의 모습 (출처: 로이터/아밋 데이브)
스쿠터를 이용하는 인도 시민들의 모습 (출처: 로이터/아밋 데이브)

릴라이언스가 본격적으로 나트륨 배터리의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하면 적어도 인도 내에서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은 3억 달러 규모로 크지 않은 편이지만, 대신 중산층의 보편적 교통수단인 스쿠터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뭄바이 소재 증권사인 코탁 인스티튜션 에퀴티츠(Kotak Institutional Equiti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배터리 시장이 지니는 잠재적 부의 창출 규모는 1조 달러로 추산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도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릴라이언스와 같은 외주 업체에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다.

인도 정부의 지원도 꾀해볼 수 있다. 국가 안보적인 관점에서 중국산 리튬 배터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내수를 옥죄는 중국의 통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국산 전략 자산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기후 정상회담에서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2030년까지 국가의 에너지 수요의 50%를 비화석 연료로부터 충족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