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약세, 글로벌 OTT 시장 판도 바뀔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등 42개국에서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가입자 확보에 나선 한편 HBO맥스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2월 1일 16시(현지시간) 넷플릭스의 주가는 457.1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장중 최고치(700.99달러) 대비 약 35%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대호황’을 맞았던 넷플릭스는 2022년에 들어서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2021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693만명)를 크게 하회하는 25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부진의 배경으론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사들의 등장이 지목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선례를 많은 회사가 따르고 있다”며 “현재의 경쟁이 넷플릭스의 성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넷플릭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던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전방위적인 공격이 예고되며 넷플릭스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여름 가입자 확보를 위해 터키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2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11월 출시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1억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유료 구독자 수는 직전 분기 대비 겨우 210만명 늘어난 1억1810만명으로 집계되면서 증가세가 둔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이는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약 2억220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서비스 확대는 정체 국면에 직면한 디즈니플러스에 돌파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틈을 타 후발업체인 HBO맥스도 공세에 나선다. ‘가성비’를 내세우면서다. HBO맥스의 월 구독료는 14.99달러(약 1만8200원)로, 서비스 출시 당시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가격을 잇따라 올리자, 14.99달러라는 가격은 오히려 HBO맥스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가격 대비 질 높은 콘텐츠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HBO맥스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체르노빌', '프렌즈'를 대표 콘텐츠로 내세우며 두꺼운 팬층을 형성했다.
특히 경쟁사인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이 HBO맥스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구독료를 올리는 추세다. 특히 최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 최소 1달러를 인상, 스탠다드는 13.99달러(1만6600원)에서 15.49달러(약 1만8400원)로 최고가 요금제인 프리미엄은 17.99달러(약 2만1400원)에서 19.99달러(약 2만3700원)로 올렸다.
HBO맥스의 모회사인 AT&T의 최고경영자(CEO) 존 스탠키는 경쟁업체의 높은 가격이 HBO맥스가 미국에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우리의 구독료는 더 이상 시장에서 높은 가격이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가 성장하는데 좋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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