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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M&A, 2월만 2건 실패…삼성전자, M&A 가능할까 [IT클로즈업]

윤상호
삼성전자 현금흐름표
삼성전자 현금흐름표
- 엔비디아, 영국·EU 정밀 검토 탓 ARM M&A 포기
-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M&A 마감까지 미허가
- 삼성전자, 메모리 1위 파운드리 2위…반대 명분 상당
- 반도체 M&A, 각국 반도체 생태계 재편 노려 심사 강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AMD가 자일링스 인수합병(M&A)을 완료했다. 엔비디아는 ARM M&A를 포기했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실트로닉 M&A에 실패했다. 이달 벌어진 반도체 업계 M&A 소식이다. 작년에도 다양한 업체의 M&A가 무산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 M&A가 점차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자국 중심 반도체 생태계 구축 시도 등이 원인이다. 기업결합심사가 엄격해졌다. 각국은 반도체 M&A를 기술 및 생산능력 유출 최소화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심사하는 분위기다.

M&A는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술 및 설비 확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공급 과잉 우려도 덜 수 있다. 그러나 ‘1+1=2’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함정이다. 기업 문화 융합과 인력 이탈 방지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다.

엔비디아의 ARM M&A 무산은 영국과 유럽연합(EU)가 정밀 심사가 영향을 미쳤다. ARM은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다. 영국이 본사다. 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은 ARM 기술 기반이다. 영국과 EU는 엔비디아가 ARM을 품을 경우 다른 업체를 차별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소프트뱅크가 살 때는 나오지 않았던 주장이다. 엔비디아는 독립 경영을 약속했다. 영국 일자리 유지와 추가 투자를 제안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글로벌웨이퍼스는 반도체 웨이퍼 점유율 3위 업체다. 실트로닉은 4위다. 본사는 독일이다. 글로벌웨이퍼스가 실트로닉을 가져갈 경우 점유율 2위 업체가 된다. 독일은 M&A 계약 마감 시한까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반도체 웨이퍼 독점을 우려했다. 현재 1위와 2위는 일본 신에츠와 섬코다. 점유율은 신에츠 30%대 초반 섬코 20%대 중반이다. 글로벌웨이퍼스와 실트로닉은 각각 10% 후반과 초반이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점유율 2위 반도체 설계(팹리스)회사다. 자일링스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점유율 1위 팹리스다. FPGA는 GPU와 함께 인공지능(AI) 가속기로 기대치가 높은 시스템반도체다. AMD와 자일링스는 작년 3분기 기준 팹리스 매출액 점유율 각각 5위와 9위다. AMD와 자일링스는 미국 회사다.

ARM과 실트로닉은 각각 영국과 EU가 보유한 핵심 반도체 기업이다. ARM IP를 이용하는 시스템반도체 기업은 530개다. 1910종의 제품이 판매 중이다. 실트로닉은 유럽 유일 웨이퍼 업체다. ARM과 실트로닉을 잃을 경우 유럽 반도체 산업 기반이 흔들린다.

지난 8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은 ‘EU반도체칩법(EU Chips Act)’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 EU집행위원회는 유럽 의회에서 이 법안 논의를 개시했다. 공공 및 민간 총 430억유로(약 58조3100억원)를 투자한다. 2030년 반도체 생산능력(캐파) 20% 확보가 목표다.

AMD와 자일링스의 결합은 미국 팹리스 규모의 경제 재편이다. AMD와 자일링스가 결합하면 팹리스 매출액 점유율 4위 대만 미디어텍을 앞지른다. 미국은 이미 2015년 인텔과 알테라 M&A를 허용했다. 알테라는 FPGA 점유율 2위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하원은 ‘미국경쟁법(America COMPETES Act)을 가결했다. 작년 6월 상원을 통과한 미국 혁신 및 경쟁법(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과 유사하다. 반도체 관련 분야에 520억달러(약 62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또 국가 안보와 관련 공급망 관리에 450억달러(약 53조9100억원)를 투입한다. 앞서 통과한 법안과 병합 상원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미국은 한국과 대만에 치우친 반도체 생산능력(캐파)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2023년까지 대형 M&A를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M&A는 부품과 세트 지금 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당히 많은 곳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 M&A 기대가 컸다. 삼성전자 대형 M&A 마지막은 2016년 하만이다. 2021년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은 105조8100억원이다.

삼성전자가 2023년 M&A를 완료하려면 올해 상반기에는 대상을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심사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1위 파운드리 점유율 2위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영향력 심화 방지를 명분으로 삼는다면 시간만 낭비할 위험이 있다.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진다.

엔비디아와 글로벌웨이퍼스는 실패 판단을 내리는데 1년 이상 시간을 소비했다. 엔비디아와 글로벌웨이퍼스는 이 기간 다른 기회를 놓쳤다. ARM과 실트로닉도 마찬가지다. 각국 규제기관은 엔비디아와 ARM M&A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7개월을 검토했다. 글로벌웨이퍼스와 실트로닉 M&A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13개월을 끌었다.

한편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반도체가 아닌 다른 분야 M&A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부회장도 양쪽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공지능(AI) 자동차부품 등의 M&A를 내다보는 관측도 많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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