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자회사 한컴MDS 매각 추진··· 13개 종속회사 향방에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시스템 개발 솔루션을 공급하는 자회사 한컴MDS의 매각을 추진한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M&A)으로 그룹 규모를 키워온 것과 상반된 행보다.
17일 한컴은 “한컴MDS 지분 매각 위한 주간사를 선정했다. 구체적인 일시나 범위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컴MDS는 한컴그룹 내에서도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한컴의 2021년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2783억원이다. 연결자회사로 묶인 한컴MDS는 1~3분기 매출액 685억원으로, 한컴과 한컴라이프케어에 이어 그룹 내 3번째로 큰 기업이다.
다만 핵심사업인 임베디드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본격화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진영의 시장 확대와 오픈소스 기반 임베디드 SW의 확산으로 성장 가능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한컴MDS는 마이크로소프트 임베디드 SW 제품군의 국내 최대 총판이기도 하다.
관건은 한컴MDS의 연결자회사도 함께 매각할지 여부다. 한컴MDS는 연결 자회사로 한컴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 한컴인텔리전스, 한컴프론티스, 한컴케어링크 등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한다. 이른바 미래사업을 담당할 핵심 분야라는 뜻이다.
한컴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기술을 선보였다. 한컴인텔리전스의 사물지능융합기술(AIoT) 수도 원격 검침 서비스 ‘하이체크’는 CES 2022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업계에서는 ‘통매각’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그간 공격적인 M&A로 기업을 키워온 한컴이 지난 몇 년간 한컴이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며 집중해온 사업을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한컴은 2018년 한컴로보틱스(구 코어벨), 2019년 한컴모빌리티(구 미래엔씨티), 2021년 한컴케어링크(구 케어링크), 한컴프론티스(구 프론티스) 등을 인수했다.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매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CES 2022 현지 인터뷰에서 “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M&A를 준비 중”이라고 말한 것과도 배치된다.
일각에서는 한컴이 과도하게 넓혀온 사업을 일부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개진됐다. 실제 한컴은 사업을 광범위하게 넓혔지만 정작 내부에서조차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작년 11월 김연수 한컴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창사 이래 첫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주주서한에는 한컴의 전통적인 사업 분야인 오피스를 구독형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진출하는 등의 6개 사업방향이 담겼다. 김 대표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조직문화를 대대적으로 손보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티맥스소프트 매각 등 SW기업이 자사의 핵심사업을 정리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컴의 변화의 폭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이다. 미래 먹거리를 원점에서 재점검할 의도일지 아니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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