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인공지능(이하 AI)이 창작에 손을 대는 경우가 속속 나오고 있다. 패션 디자인에서 소설 등 문학작품, 심지어 그림에 이르기까지 AI의 손을 탄 창작물이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가 창작한 결과물의 저작권 논의도 불 붙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LG가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만든 디자이너 틸다를 선보인데 이어 AI가 그린 이미지로 광고를 만들었다. AI휴먼이 예술가로 활동하는 모습과 AI의 창작물이 광고에 등장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AI 업계에선 AI가 생산한 창작물에 대해서 소유와 권리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AI 윤리와 더불어 AI로 인한 이득을 누가 가져가야 하는지 논의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창작 활동이 경제시장에 있어 대세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을 담보하고 있다.

18일 AI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엑사원이 스스로 그린 봄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를 제작했다. 'AI가 그린 봄', '따뜻한 봄 AI가 전해봄', '시작해, 봄 도전해 봄' 등 총 3편 인쇄 광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엑사원이 새싹이 움트는 봄이라는 문구를 스스로 이해한 뒤 창작한 2000여개 이미지 중 3장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봄 시리즈 광고는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협력하고 창의성을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인간과 AI의 공생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LG관계자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초거대AI 모델이 만든 창작물을 광고에 활용한 것은 최초일 것"이라며 "아직 엑사원이 만들어낸 창작물을 전사적 차원에서 광고에 활용할 지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엑사원이 만들어낸 AI휴먼 디자이너 틸다와 같이 각 전문 산업 분야에서 사람을 도와주는 용도로 AI가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향후 AI 기술을 가지고 어떤 기업이 활용하냐에 따라 AI활용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의 손에서 탄생하는 많은 창작물 수준은 인간도 절대 구분할 수 없을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며 인간과 함께 진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 AI를 사람으로 인정할 것인가

AI휴먼이 창작자와 인플루언써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향후 더 발전된 AI창작자가 만들어낼 작품의 저작권 문제가 우리에게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현행 저작권법상 창작물 주체는 '인간'으로만 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외 지식 재산법에도 통용된다. AI가 인간이 창작하는데 있어 도구로써 활용될 수는 있지만, 권리나 책임을 질 주체는 아니라는 전제에서다.

이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창작물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와, AI창작물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됐을때 저작권 주체가 누가 돼야하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가천대학교 최경진 법대 교수는 "AI 저작권 문제는 현재단계에서 논의하기 굉장히 어렵다"며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창작물'이 무엇인지, 또 창작물의 정의가 합의가 된다면 지금 수준의 AI가 정의된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부터 따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실제 AI창작자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창작물로 인정 받는다면, 그 이후 문제는 저작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킬까인가"라며 "이 복잡한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현재 수준의 AI보다 조금 더 진화된 형태의 AI가 보여주는 성과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저작권 귀속 대상은 ▲AI창작자 그 자체 ▲AI개발자 ▲AI를 활용해 창작물을 만들어 낸 사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국내에서는 'AI 법·제도·규제 정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AI에게 '법인격'을 부여해야 하는지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