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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로 돌아가는 러시아… 서방 IT기업이 떠나면 생기는 일 ①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러시아를 석기시대(Stone Age)로 되돌려 놓아야한다. 서방의 IT기술지원이 없이는 러시아가 기능할 수 없도록’

현재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지만 지난 1996년 체스 세계 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뱉은 분노다.

비록 그는 IBM의 인공지능(AI) 딥블루와 붙은 체스게임에서 패배한 것으로 더 유명해졌지만, IT가 가지는 강력한 힘과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따라서 IT가 독재자 푸틴의 정권 유지에 활용되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러시아가 기초과학기술 분야의 강국이긴하지만 IBM 등 전통의 서방 IT기업들이 수십년간 주도해온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카스파로프가 주장한대로 IBM, HPE, 델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세일즈포스 등 서방의 대표적인 IT기업들이 러시아를 손절하고 나올 경우, 러시아 기업들이 겪게될 상황에 대해 분석 기사를 전했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이미 디지털전환부 장관인 페도로프의 주도로 주요 글로벌 빅테크 및 IT기업들로 부터 러시아 지원 중단을 이끌어낸 상태다. 아직 시간상 그 여파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상황은 아니다.
◆기술지원 중단, 러시아 금융‧통신 등 치명적 타격

러시아는 오랫동안 미국과 유럽의 거대 IT기업들의 기술을 이용해 IT인프라를 구축해왔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왔다.

IBM, 델은 러시아 서버 시장 1위다. 또한 러시아 기업들도 오라클을 비롯한 많은 소프트웨어회사들의 솔루션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을 이끌어왔다. 협업 솔루션을 이용해 비대면 업무를 처리하고, 데이터분석 솔루션으로 방대한 양의 고객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들 서방 IT기업들이 IT장비의 부품 교체, 보안 패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기술 지원 제공을 중단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문제는 심각해진다.

극단적이지만 컴퓨터의 성능이 저하돼 보안위협 등에 노출되면 오히려 펜과 종이를 이용해 업무를 보는 것이 데이터관리에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전직 IBM출신 엔지니어의 인터뷰를 인용해 “러시아의 은행, 통신, 운송 및 기타 산업에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애플이 러시아에 대한 iOS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VTB 등 러시아 주요 은행의 아이폰 기반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작동 불능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도 러시아 기업들에겐 재앙

현재 글로벌 IT서비스 생태계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바뀌어있다. 러시아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비중은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기업 전체 IT지출의 약 5% 정도로 평가된다.

또한 국가 보안전략상 그랬는지는 몰라도, 러시아 기업들은 아직까지 클라우드 전환에 있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와 구글 등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의 의존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러시아에서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의 영향력을 빼놓 수는 없다.

IT조사분석기관 IDC의 2020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클라우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17%로 1위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 14%, IBM 10%를 각각 차지했다. 러시아 통신기업인 얀덱스(Yandex)가 이제 겨우 3%의 시장 점유율로 4위다.

앞으로가 문제다. 러시아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비중은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었고, 특히 코로나10로 인해 전자상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클라우드 비중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기업들은 막대한 IT비용을 지불해야하고, 물론 경제제재로 제대로된 SW를 구매할 수 있을런지도 의문이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또 다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러시아는 이를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을 급히 찾고 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중국이다.
<②회로 이어집니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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