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5G 네트워크 혁신 뛰어든 클라우드 공룡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5세대이동통신(5G) 시대로 접어들면서 통신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네트워크 간 컨버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클라우드 코어와 오픈랜, 가상화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vRAN), 엣지 클라우드 등 주요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 등 거대 클라우드 기업들도 국내외 주요 통신사와 손잡고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실제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2에서도 클라우드 기업들이 차세대 5G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시하며 통신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 선두기업인 AWS의 경우, 앞서 지난해 프라이빗(사설) 5G 솔루션과 클라우드 WAN·엣지 애플리케이션 등을 발표하며 클릭 몇 번으로 모바일 네트워크를 쉽게 구축·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아담 셀립스키 AWS CEO는 MWC 2022 2일차 기조연설을 통해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 등이 AWS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이전)하며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도이치텔레콤은 현재 애플리케이션의 60%를 클라우드로 옮겼으며, 이를 통해 18개월 걸리던 대부분의 서비스를 단 2.5개월만에 출시했다”고 말했다. 보다폰도 1400개 IT 애플라케이션 대부분을 AWS로 이전 중이다.

이밖에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기술부서(텔레포니카 테크)는 AWS의 프리미어 파트너로 참여하며 AWS 아웃포스트에서 실행되는 엣지컴퓨팅 및 클라우드 네이티브 프라이빗 5G 네트워크와 같은 여러 부가가치서비스 출시 계획도 밝혔다.

국내 통신사 역시 AWS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WS와의 협력을 통해 5G MEC(모바일 엣지컴퓨팅)을 출시했다. MEC는 고객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 데이터센터(인프라)를 설치, 데이터 전송 구간을 줄여 5G 핵심인 초저지연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나 로봇, 원격관리 등 지연시간이 중요한 서비스에 적용이 가능하다. AWS 뿐 아니라 MS 등 다른 클라우드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5G MEC를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확대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5G 장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AWS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 API ·도구를 고객 온프레미스로 확장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 ‘AWS 아웃포스트’ 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AWS 아웃포스트는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와 동일한 인프라를 기업이 방화벽 내부에 직접 설치하는 서비스다. 이때 인프라의 운영과 관리는 AWS에서 맡는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전국 5G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하고 네트워크 장비에서 수집한 로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5G 코어 애플리케이션 구축과 같은 운영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MS도 통신사업자용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MS는 이번 MWC 2022에서 ‘애저 오퍼레이터 디스트리뷰티드 서비스’와 ‘애저 퍼블릭 MEC’ 등 텔코클라우드 신규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다. 이번 서비스는 AT&T 네트워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축돼 5G 이동통신과 음성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난 2020년 9월 통신사업자용 클라우드를 처음 공개한 MS는 5G 네트워크 기술업체인 메타스위치네트웍스와 어펌드네트웍스를 인수하며 통신망 인프라를 자사 클라우드로 전환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애저 프라이빗 MEC를 발표했고, AT&T의 네트워크 클라드 플랫폼 기술 및 엔지니어링팀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밖에 구글클라우드 역시 ‘통신사를 위한 안토스’ 플랫폼 등을 출시하며 5G 엣지 애플리케이션, 패킷 코어 및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RAN)를 위한 혁신을 제공하고 있다. 또, 노키아와 에릭슨, IT서비스 및 칩제조업체 등과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기술이 통신망에 깊게 파고드는 가운데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인프라의 견계가 모호해지면서 통신사의 수익 창출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댄 비엘러 포레스터 수석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는 ‘덤파이프(dumb pipe)’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통신사업자가 소비자와 기업 및 연결 요구 사항 사이의 마지막 연결 고리인 만큼, 수익 창출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이러한 이점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통신사는 지능형 클라우드 네트워크 인프라 제공업체로서 제품 및 서비스 제공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고객을 위한 셀프 서비스 포털을 개선해야 한다”며 “또,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과 파트너 관계를 맺는 데 있어 더 현명해지고 여러 회사·부서 간 협업과 개방형 혁신의 수용은 보다 민첩하고 실험적인 문화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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