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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2] 막 내린 MWC…5G가 만들 혁신에 주목하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3일 폐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번 MWC는 3년 만에 재개된 오프라인 행사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행사는 취소됐고, 지난해에는 소규모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150여개국 150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5만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될 내년 행사를 두고 기대감을 남겼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MWC의 주제는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이다. 2019년 4월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5G 이동통신 기술이 각종 신기술에 접목돼 활용되는 사례들을 주목했다. 기존 전시회가 다루던 모바일·통신 분야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 혁신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비욘드 5G로 주목받은 ‘메타버스’

올해 MWC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슈로는 ‘메타버스’가 꼽힌다. 참가 기업들은 가상세계에 현실을 구현한 메타버스 세계관 아래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5G 상용화 당시 킬러서비스로 부상했던 가상·증강현실(VR·AR)이 이를 아우르는 생태계인 메타버스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이번 MWC 전시 컨셉에 ‘메타버스’ 개념을 적용해 전시관 입장부터 퇴장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월 국내 출시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의 글로벌 버전과 HMD(VR 헤드셋) 버전 역시 이번 MWC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XR 및 메타버스 디바이스들도 공개됐다. 화웨이는 안전모에 AR 글라스가 부착된 ‘로키드 X-크래프트’를, 오포와 ZTE도 각각 AR 스마트 글라스를 내보였다. 삼성전자도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 출시 계획을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기자들에게 “요즘 화두인 메타버스에 대해 잘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해달라”고 언급했다.


◆ ‘탈통신’과 ‘망사용료’ 수면 위로

통신사들은 탈(脫)통신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제시에 골몰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와 AI 반도체 그리고 양자암호기술을 3대 미래사업으로 꼽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메타버스의 경우 이프랜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반도체는 자체 개발 ‘사피온’을 중심으로 SK스퀘어·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교두보를 마련키로 했다.

KT는 AI와 로봇을 들고 나왔다. 지난 2020년 기존 ‘텔코(Telco)’ 기업에서 ‘디지코(Digico)’ 기업으로의 전환을 외친 KT는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확대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XR 등 5G 콘텐츠 수출 전선을 중동으로 확대, 현지 통신사들과의 협업을 끌어냈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망 이용대가’ 화두를 들고 나왔다. GSMA는 이번 MWC 기간 이사회를 열고 망 이용대가 기본안을 도출했다. 정부 주도 펀드를 만들고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여기에 참여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가 제출됐고, 이것을 이사회가 승인했다. 다만 CP들의 참여를 어떻게 끌어낼지가 숙제로 남았다.

◆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 여전히 ‘치열’

전통적인 메인 행사인 스마트 디바이스 신제품 경쟁도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초 공개한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2’ 시리즈 3종과 함께, ‘갤럭시북2’을 포함한 노트북 신제품 5종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기와 운영체제(OS)를 넘나드는 연동성과 이동성을 강조하며 ‘삼성 생태계’ 알리기에 나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분발도 눈에 띄었다. 화웨이, 아너, 오포, TCL 등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오포는 롤러블 스마트폰 ‘오포X 2021’를, TCL은 폴더블폰 시제품 ‘TCL 360 울트라 플렉스’와 폴더블·롤러블이 결합한 ‘폴드 앤 롤’ 시제품을, 화웨이는 클림셸 형태의 ‘화웨이 P50 포켓’을 선보였다.

통신 부문에서는 오픈랜(OPEN RAN)과 v랜(vRAN)이 화두였다. 오픈랜은 무선기지국 구간별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는 개방형 무선 접속망 기술, v랜은 무선 접속망의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적용한 가상화 기지국 기술이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과 진행 중인 v랜 연구사례를 공유했다.


◆ 임혜숙 장관, MWC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번 MWC에서 이뤄진 기조연설은 닉 리드 보다폰 대표, 양 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 세계 주요 통신사 6곳의 수장들이 맡았다. ‘신기술 패권(New Tech Order)’을 주제로 ▲디지털 전환 이후 차세대 기술로 부상한 AI·가상화폐·메타버스 ▲기후 위기와 디지털 격차 등 기술이 해결해야 할 범지구적 문제 등을 논의했다.

기조연설자 중 국내에서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단에 섰다. 1일 장관급 프로그램에서 연설을 한 임 장관은 우리나라가 최초 5G 상용화 이후 글로벌 조사기관의 5G 서비스 속도 및 커버리지 관련 조사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를 소개하고, 그간 추진해 온 다양한 노력과 이를 뒷받침해온 디지털뉴딜 정책을 설명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CES가 B2C의 다양한 미래 기술을 보여줬다면, MWC는 버티컬 영역에서 타산업과의 콜라보와 관련 기술들이 소개되었다”며 “다양한 5G 가상화 기술, 엣지컴퓨팅, 클라우드 등 커넥티버티 관련 새로운 기술들이 논의됐고 탄소중립·자원재활용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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