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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주자 넘어선 후발주자…BAYC는 어떻게 크립토펑크를 인수했을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업계에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인수하는 사례가 나왔다. NFT 컬렉션 프로젝트의 원조 격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이하 BAYC)가 ‘진짜 원조’ 크립토펑크를 인수하면서, BAYC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BAYC 제작사 유가랩스(Yuga Lab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크립토펑크 제작사 라바랩스(Larva Labs)로부터 크립토펑크 및 미비츠(Meebits) 지식재산권(IP)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유가랩스는 423개의 크립토펑크 NFT와 크립토펑크 컬렉션의 IP 및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다.

BAYC와 크립토펑크는 모두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한정판 NFT 컬렉션 프로젝트다. 1만 개의 캐릭터 NFT가 발행됐으며, 각각의 캐릭터들은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이 같은 ‘한정판 NFT’ 방식을 가장 먼저 채택한 건 2017년 출시된 크립토펑크다. 예를 들어 크립토펑크 NFT에서는 눈의 색깔, 모자 착용 여부 등이 해당 NFT의 희소가치를 결정한다. 희소성이 높을수록 더 높은 가격에 팔리는 식이다.

BAYC 역시 크립토펑크와 비슷하게 눈의 색깔, 착용한 옷, 귀걸이 착용 여부 등이 NFT의 희소가치를 결정한다. 다만 지난해 출시됐으므로 크립토펑크보다는 훨씬 늦게 나온 후발주자다. 그럼에도 불구, 빠른 속도로 커뮤니티를 키움으로써 선발주자인 크립토펑크를 인수했다.

BAYC가 커뮤니티를 키울 수 있던 요인으로는 활발한 기업 대 기업(B2B) 파트너십, 크립토펑크에 비해 많은 보유자(홀더) 수 등이 지목된다.

BAYC NFT들./출처=오픈씨
BAYC NFT들./출처=오픈씨
우선 BAYC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게임사 애니모카브랜즈, 아디다스 등 패션 브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 NFT 컬렉션 시리즈들은 소셜미디어 프로필사진 외 쓸만한 사용처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BAYC는 사용처를 마련해둔 셈이다.

특히 애니모카브랜즈와의 파트너십은 BAYC 사용처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애니모카브랜즈는 유명 블록체인 메타버스 ‘더 샌드박스’의 모회사이자 엑시인피니티, 디센트럴랜드 등 블록체인 게임에 투자한 대형 기업이다. BAYC는 오는 2분기 애니모카브랜즈와 협업해 BAYC NFT를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다. 지난 11일에는 해당 게임의 티저 버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홀더 수가 크립토펑크에 비해 많은 점도 BAYC의 성장 요인이 됐다. 탈중앙화를 중시하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소수에게 NFT가 집중돼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NFT를 소유하고 있는 BAYC가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는 데 우위를 지니게 된다.

14일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BAYC 홀더 수는 6382명으로, 3321명인 크립토펑크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NFT 한 개의 최저가격을 뜻하는 바닥가는 BAYC가 90.7ETH(이더리움)로, 66.88ETH인 크립토펑크에 비해 훨씬 비싸다.

BAYC는 NFT 구매자가 IP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이 점 역시 인기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트위터에는 BAYC 이미지를 활용해 모자, 가방 등 각종 굿즈를 제작한 구매자들의 '인증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크립토펑크는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으나, 이번 BAYC의 인수로 크립토펑크 NFT 구매자들 역시 IP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유가랩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BAYC 홀더들에게 상업적 권리를 부여했던 것처럼, 크립토펑크 및 미비츠를 인수한 뒤 가장 처음 하고자 하는 것도 상업적 권리 제공"이라고 밝혔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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