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꿈의 배터리 'D-5년'…삼성·LG·SK 발맞추는 韓 소부장

김도현

- 전고체 전지 생태계 조성…포스코 등 사업화 시동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배터리 산업 성장과 함께 차세대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전고체 전지가 주인공이다. 주요 기업은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전지 분야는 2027년 전후 개화가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 미국 퀀텀스케이프 등 해외는 물론 한국 배터리 3사가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해질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리튬이온을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현재 보편화된 배터리에서는 액체 전해질을 쓴다. 액체 전해질은 안전 위험이 있다. 온도 변화로 인한 팽창과 외부 충격에 따른 누수 등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고체 전해질은 구조상 액체 대비 충격 및 훼손 등에 강하다. 칸막이 역할도 맡을 수 있어 분리막을 최소화 또는 제외할 수도 있다. 배터리 무게가 가벼워지거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가 전고체 전지 연구개발(R&D)에 뛰어든 이유다.

삼성SDI 'S라인'
삼성SDI 'S라인'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한발 앞선다. 최근 경기 수원에 전고체 전지용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 6500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되는 S라인에는 고체전해질 공정 설비 등 관련 인프라가 꾸려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2가지 종류의 전고체 전지를 동시 개발 중이다. 고분자 및 황화물계가 대상이다. 고분자계는 생산은 비교적 쉽지만 이온전도가 낮다. 황화물계는 이온전도·안정성은 높지만 수분에 취약하다. SK온은 미국 솔리드파워 등과 전고체 배터리 R&D를 협력키로 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고체 전지 시장이 2021년 2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135GWh로 확장한다고 추정했다. 2035년부터는 전고체 전지 대세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역시 수요 대응 차원에서 고객사와 협업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 그룹과 고체전해질 기술력을 갖춘 정관의 합작법인이다. 지난 14일 경남 양산에 고체전해질 공장을 착공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24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엔켐을 비롯한 국내 소재사는 고체전해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엔켐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충남 논산에 파일럿 라인을 마련했다. 대주전자재료는 한국전기연구원(KERI)으로부터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제조 기술을 이전받았다. 한농화성 이수화학 일진머티리얼즈 등도 잠재적 플레이어다.

장비 업체도 분주하다. 지난해 9월 씨아이에스는 티에스아이, 한국진공 등과 고체전해질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씨아이에스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소량 합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래컴퍼니는 전고체 전지 공정 최적화 및 불량 검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디에이치는 해당 배터리를 자르는 설비를 준비 중이다. 아바코와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각각 전고체 전지용 스퍼터, 노칭 장비 등 생산을 앞두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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