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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운 네이버-카카오, 새 경영진 넘어야 할 산은 ‘글로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국은 좁다, 글로벌로 간다.” 새 경영진으로 리더십을 개편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몸집을 키운 양사의 새로운 수장은 국내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고 사회적 책무에 부응하면서도 신사업을 키울 수 있는 무대로 ‘글로벌’을 점찍었다.

네이버 한성숙,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전 대표들은 양사를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도 해결했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연매출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네이버 연간 매출은 6조8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늘었고, 영업이익은 9.1% 증가한 1조3255억원이다. 카카오 지난해 매출은 6조1361억원, 영업이익은 5969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48%‧31% 상승했다.

그럼에도 구글‧메타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견주기엔 아직 체급이 한참 모자르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와 카카오 매출은 구글과 메타의 1~4% 수준에 그친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걸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카카오는 경영진 도덕적 해이 사태와 맞물려 경영쇄신 요구까지 이어졌다. 정권이 바뀐 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국내 규제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

이에 네이버는 글로벌에 특화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리더십 최수연-김남선을 통해 젊은 세대로 경영진을 전면 교체했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오랫동안 믿어온 복심 3인방인 남궁훈-김성수-홍은택을 내세워 큰형님 리더십을 보여줄 예정이다. 양사 세대교체 방식은 사뭇 다르지만, 그들이 향하는 길이 ‘글로벌’이라는 점에선 같다.

양사 새 경영진은 메타버스, 콘텐츠,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을 필두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미 웹툰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대할 준비를 마쳤다. 네이버는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인수 막바지 절차에 돌입하며 일본 웹툰 시장 1위 탈환을 노리고 있고,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유럽법인 설립에 이어 지난 17일 프랑스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텍스트 기반 메타버스를 통해 전세계인을 겨냥한다. 카카오는 롤플레잉 채팅 기반 메타버스 사업인 ‘V2 TF’와 관심 기반 오픈채팅 서비스 내 메타버스를 접목하기 위한 ‘O TF’를 구성했다. 사운드와 텍스트를 메타버스화해 오픈채팅을 글로벌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약 95% 이상에 달하며 글로벌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 14일 공식 취임한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는 네이버를 글로벌 톱티어 인터넷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경영의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성숙 전 대표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유럽사업개발대표를 맡아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에 역량을 쏟는다.

최수연 신임 대표는 취임 당시 “네이버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선임과 함께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이라는 미래 10년 기치를 내걸었다.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은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글로벌공략을 구상한다. 김성수‧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장은 공동체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한다.

남궁훈 신임 대표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야기는 글로벌”이라며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지금 굉장히 절박하다. 국내에서 더 이상 확장하는 것보다 카카오 정도 성장했으며,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국민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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