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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발 콘텐츠값 인상 피하는 똑똑한 소비자 “웹으로 결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오늘(1일)부터 구글은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개발사 앱의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콘텐츠 앱들도 인앱결제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이 경우, 30%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용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인앱결제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 가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웹툰 유료 웹툰을 보려면 이용권 ‘쿠키’를 구매해야 하는데, 인앱결제가 이미 적용된 애플 iOS 이용자들은 1개당 100원인 쿠키를 120원에 내고 있다. 인앱결제 30% 수수료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구글 이용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콘텐츠 가격을 전면 인상한 게 아니라 ‘인앱결제’에 대해서만 올린 만큼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웹 결제’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 모바일 앱이 아닌 모바일 웹페이지 또는 PC 웹페이지로 직접 접속해 쿠키를 충전하는 식이다. 물론 앱에서 바로 결제하는 것과 비교해 불편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다.

구글이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까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당 앱은 6월1일부터 퇴출된다.

얼마나 싼 지 한 번 비교를 해보자. ‘플로’의 경우, 무제한 듣기 정기경제 이용권 가격은 월 9000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웹을 통해 결제하면 기존 가격인 7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경우, 스탠다드 월 요금제는 1만25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PC 또는 모바일 웹으로 구매하면 1만900원에 이용 가능하다.

동일한 서비스를 약 15% 비싼 가격을 주고 앱에서 굳이 결제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방법이 이용자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OTT를 비롯해 웹툰, 음악 스트리밍 앱들은 이번 구글 정책에 따라 인앱결제를 도입했다. 앱 퇴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나 마찬가지다.

이전에 이들은 주로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를 채택해 왔는데, 구글이 이를 막았다. 대신, 구글이 제시한 틀 안에서 제3자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는 건 허용했다.

하지만, 3자결제 수수료는 최대 26%+결제대행업체(PG)+카드수수료를 포함하기 때문에 인앱결제 최대 30% 수수료보다 비싸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하루 아침에 30% 수수료를 내게 된 셈이다.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NHN, 지니뮤직, 멜론, 웨이브, 시즌 등 주요 콘텐츠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창작자 등에게도 수익을 공유해야 하는 만큼, 인앱결제 때 가격 인상이 결국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웹 결제를 이용하면 구글이나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용자와 기업 모두 PC나 모바일 웹을 통한 결제가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그런데, 구글 등 앱마켓사 정책으로 이같은 결제방식을 앱에서는 권유할 수 없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유권해석을 통해 구글을 압박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구글이 당장 내일부터 정책을 바꾸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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