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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상생안’ 관통하는 이것, 핵심은 ‘자립’ [IT클로즈업]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 새 경영진이 3000억원 상생지원금을 5년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해 9월 약속한 상생기금 마련이 현실화됐다.

카카오 상생안을 들여다보면, ‘자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상생(相生)이란,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일까, 카카오는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부에 가까운 일회성 지원안을 내놓지 않았다.

카카오는 소상공인과 창작자, 모빌리티 종사자들이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스스로 일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는 카카오에게도 플랫폼 영향력 확대에 도움을 준다.

실제, 이같은 전략은 먼저 뭇매를 맞아본 네이버가 중소상공인(SME) 각종 지원책을 실시하며, 효용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네이버는 SME와 창작자들이 네이버 플랫폼 내에서 비즈니스와 창작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 꽃‘ 상생 프로젝트를 펼쳤고, 그 결과 45만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소상공인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며, 커머스 사업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우선, 카카오는 소상공인과 지역파트너에 1000억원을 쏟는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가 상반기에 시작하는 ‘소신상인’ 프로젝트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 동네 상인들의 디지털전환을 돕는다. 동네 떡집, 빵집, 전통시장 상인 등이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단골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카카오는 찾아가는 교육과 온라인 맞춤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메시지 발송 비용 등도 지원한다.

동네 소상공인들이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대표 메신저를 통해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면, 추가 수익을 꾀할 수 있는 판로가 열린다. 카카오 커머스 전략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창작자와 상생하는 안도 마련했다. 디지털콘텐츠 창작자 550억원, 공연‧예술 창작자에 150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5년간 최소 100억원을 출자해 창작지원재단을 설립한다. 동시에 상반기까지 콘텐츠제공사업자뿐 아니라 작가(창작자)들도 정산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인디‧중소 개발사 투자를 확대한다.

‘비욘드 코리아’를 외치며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는 카카오 핵심 전략은 지적재산(IP)이다. 웹툰, 웹소설, 게임 등 콘텐츠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창작자들이 카카오 생태계 안에 들어와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창작자에게 더 많이 더 투명하게 이득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빌리티 종사자를 위해서는 500억원을 집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택시업계 갈등과 콜 몰아주기 논란 등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와 함께 홍역을 겪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500억원을 단순 지원금 형태로 소모하지 않고, 모빌리티 생태계에 참여하는 공급자-업계-이용자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활용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와 대리운전 종사자 수익개선을 취한 직접적 추가 수익 배분에 370억원을, 모빌리티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에 80억원, 중소 사업자 상생을 위해서는 50억원을 사용한다. 이 외에도 이동약자 이동권 개선, 긴급 생활비 지원,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모빌리티 종사자 생활 안전망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복지 개선에 추가 기금을 이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생안 요구에 대해 이같은 계획으로 답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쌀을 한 번 주고 마는 대신, 쌀을 계속 수확할 수 있도록 밭과 씨앗을 주겠다는 카카오. 이제 남은 건 성공적인 실행뿐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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