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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양극화 이커머스, 적자 릴레이…‘수익성 개선’ 누가 먼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실적을 두고 희비가 갈렸다. 네이버·쿠팡·SSG닷컴, 그리고 컬리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이룬 반면 11번가와 위메프, 티몬은 소폭 성장에 그치거나 오히려 역성장했다. 그간 이커머스 업계서 적자 확대는 ‘당연시’ 되는 모습이었다. 실제 영업손실은 위메프 제외 쿠팡과 컬리, SSG닷컴, 11번가 등 모두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등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기대감으로 외부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시장 성장도 이전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전반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체질개선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쿠팡·마켓컬리, 매출 증가만큼 적자폭도 확대=
18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폭을 성장한 곳은 쿠팡과 컬리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약 22조2200억원(184억637만달러)로 전년대비 54% 신장했다. 컬리는 매출 1조5614억원으로 전년대비 64% 늘었다. 규모 차이는 있지만 물류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한 모습이다.

실제 양사는 전년대비 매출폭이 커진 만큼 영업손실 규모도 증가했다. 쿠팡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4789억원(3억9660만달러)로 전년대비 3배, 같은 기간 컬리 영업손실은 2177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컬리는 올해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운 두 회사는 그동안 영업손실이 한번도 감소한 적이 없다. 올해 적자 폭을 줄여 수익성 개선 지표를 보여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이 가파른 시장 점유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영업손실 증가 때문으로 분석한다”며 “마켓컬리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선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뿐 아니라 구체적인 수익성 제고 청사진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네이버·SSG닷컴도 두자릿수 성장, 점유율 30% 선점 공략=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3강’으로 꼽히는 네이버, SSG닷컴(신세계)도 각각 35.4%, 15.4% 매출이 신장했다. 네이버 커머스 영업이익은 별도 공개하지 않지만, SSG닷컴 영업손실은 1080억원으로 전년대비 두배 이상 커졌다. 네이버·쿠팡·신세계는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점유율 30%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다만 네이버·SSG닷컴도 외형확장을 위해 무조건 투자·마케팅을 늘리는 건 부담스럽다. 네이버의 경우 라이브커머스 확대 및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도 확장 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검색·커머스 부문에서 올해 역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수혜가 두드러졌던 검색 플랫폼과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정상화 수순을 밟으며 전분기 대비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SG닷컴은
이달 통합 멤버십 출시를 시작으로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보다 외형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공개(IPO)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지표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적자폭 줄인 위메프…기존 오픈마켓 과제는=이커머스 신흥 강자들이 빠르게 외형성장을 이뤄온 반면, 기존 오픈마켓 중심 11번가와 위메프 티몬, 그리고 롯데온은 경쟁사 대비 저조한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위메프를 제외한 업체들은 영업손실마저 커지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지만 올해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액 2448억원, 영업손실 3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36.4%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37.6% 줄었다. 2년 연속 수익성을 55% 개선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사이에서 영업손실 폭을 줄인 건 위메프가 유일하다.
‘큐레이션+플랫폼’ 전략을 내세운 위메프가 지속적으로 손익 개선에 집중한다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

11번가 지난해 매출액은 5614억원으로 전년대비 3%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694억원으로 전년(98억원)대비 급증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액 1290억원으로 전년대비 14.8% 감소, 영업손실도 전년대비 20.4%늘어난 7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온도 매출액 1080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감소, 영업손실 164.2% 증가한 1560억원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 부문을 한 데 모으는 등 자체 사이트 중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11번가와 위메프, 티몬은 10년 이상 업력을 쌓아온 만큼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11번가는 올해 실적 회복이 주요 과제다. 빠른배송을 위해 직매입 상품 비중을 늘리는 한편, 오픈형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준비해 셀러 확보에 나선다.

티몬은 지난해 리더십 교체와 사업전략 재정비 과정을 거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단 콘텐츠 커머스 전환과 여행 수요 증가로 올해 회복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티몬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며 “올해 1분기엔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19% 늘었고, 여행 매출도 반등하고 있어 올해 개선된 실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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