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발자국] PC를 밖에서도…노트북이 걸어온 길은?
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격주 금요일마다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국내에서는 노트북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랩탑(Laptop)’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단어 그대로 무릎(lap)위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컴퓨터를 의미하는데요. 책상(Desk)에 올려놓는 데스크탑과 반대 개념이죠.
첫 번째 현대식 컴퓨터는 1946년 ‘에니악’이라는 제품인데요. 무게가 30톤에 달했죠. 그로부터 26년 뒤인 1972년 처음으로 현대 노트북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다이나북’에서 시작된 개념…1975년 IBM으로 포문 열어=그해 미국 제록스에서 근무하던 앨런 케이라는 인물은 ‘다이나북’이라는 이름의 콘셉트 제품을 공개했는데요.
다이나북은 교육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과 유사한 모습과 기능을 갖췄습니다. 모니터와 키보드도 있고, 계산이나 노래 또는 영상을 재생할 수도 있는 기기입니다. 그렇지만 다이나북은 상용화에는 실패했죠.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노트북은 IBM의 ‘IBM5100 포터블 컴퓨터’입니다. 다이나북이 등장한 뒤 3년 뒤인 1975년이었죠. 이 제품은 5인치 화면이 부착됐고 당시 판매되던 IBM 타자기보다 약간 큰 크기였죠.
IBM5100 포터블 컴퓨터의 무게는 25킬로그램(㎏)이었습니다. 초창기 제품 무게인 30톤에서 25㎏로 줄어드는 획기적인 ‘다이어트’를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오늘날 노트북과 비교하면 부담되는 무게죠. 이후 제록스와 오스본, 엡손 등이 줄지어 이동식 컴퓨터를 내놨습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출시된 최초의 이동식 컴퓨터는 1981년 오스본의 '오스본1'이었습니다. 무게는 12㎏ 가량으로 휴대성이 확 커졌죠. 80~90년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무게를 덜어낸 노트북이 등장하는데요. 애플은 1989년, 삼성전자는 1994년 노트북 시장에 뛰어들었죠.
◆추억 속으로 사라진 ‘넷북’=2000년대 들어 인기를 끌었던 노트북의 한 종류가 있었습니다. ‘넷북’이 그 주인공인데요. 넷북은 기존 노트북보다 성능과 가격, 무게를 줄인 제품으로 각광을 받았죠. 시장조사업체 IDC는 넷북을 ‘7~10인치 디스플레이와 키보드를 탑재했으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PC’라고 정의했습니다.
특히 2007년 출시된 에이수스의 ‘EeePC’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EeePC는 7인치대에 가격은 300달러(약 38만원) 수준이었죠. 인텔 역시 넷북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넷북용 중앙처리장치(CPU) ‘아톰’ 프로세서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넷북 출하량은 2008년 전년대비 2000% 올랐을 만큼 급성장했는데요. 그렇지만 넷북의 인기는 ‘반짝’에 그쳤습니다. 특히 태블릿의 등장으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넷북의 최대 성수기였던 2010년 출하량은 3214만대였지만 2013년에는 300만대 후반으로 가파르게 떨어졌죠. 결국 2013년 에이수스와 에이서는 넷북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지금은 노트북의 역사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죠. 대신 태블릿이 그 자리를 굳건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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