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알파벳처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기업도 있지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처럼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내놓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크게 다운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아마존 쇼크 때문에 나스닥 시장이 폭락했지만, 그나마 전날 시장 악재를 뚫고 양호한 실적을 냈던 애플 마저도 3.66%나 하락했다.
‘1분기 실적은 참고하겠지만 2분기가 걱정된다’는 게 현재 시장의 심리다. 여기에는 애플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현재 2분기(2022. 4월~6월)의 초입이었던, 4월의 글로벌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월가의 시장 분석가들과 외신들은 대부분 그 원인으로 ‘중국발 셧다운’을 꼽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광범위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도시 봉쇄(셧다운)을 진행한 결과, 중국내 공장 활동이 4월에 더 가파른 속도로 위축됐으며, 이는 올 2분기에 급격한 경제 둔화로 이어져 세계 경제를 짖누를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중국 정부통계국에 따르면,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3월 49.5에서 4월 47.4로 하락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3월보다 4월이 더 위축됐다. 이는 2020년 2월 코로나가 본격화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개인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중국내 공장가동률이 2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중국내 많은 기업들은 도시 봉쇄 여파로 주요 원자재 및 부품 공급, 완제품 판매, 재고 증가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이 때문에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시장 분석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의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의 근거도 대부분 이같은 최대 생산 및 소비시장 ‘중국’이 핵심이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 3월28일 상하이 공장이 중단된 이후, 3주만인 지난 21일부터 부분적으로 정상화에 들어갔지만 사실상 한 달 정도 생산량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비중이 거의 50%라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에 중국 리스크가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다.
애플도 1분기 중국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했지만 3월말 중국의 도시봉쇄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이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소비 감소에 대한 타격이 2분기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모바일기기 소비국이고, 애플도 전체 매출의 20%가 중국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내 단말기(휴대폰)시장에서 비보와 오포가 각각 19.7%, 18%의 시장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으며 애플은 17.9%를 차지하며 3위로 밀려났다. 특히 올 1분기, 중국의 소매 판매는 코로나19 발생지역인 선전, 상하이 등이 위치한 광둥성과 장쑤성의 주요 연안 경제 지역에서 더 저조했다.
한편으론 상황 반전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위축된 중국 경제를 살리기위해 시진핑 주석이 곧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전략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국책 사업들은 시장 활성화에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중국이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2008년과, 이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을 위해 총 4조 위안(약 6058억 달러)을 지출하는 등 막대한 국가 부채를 생성했기 때문에 또 다시 이같은 대규모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도시 봉쇄, 그에 따른 생산 및 소비 지표의 위축, 중국 경제 전반으로 침체 확산, 결국 글로벌 IT기업들의 중국내 실적 악화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올 2분기 IT기업들의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시장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