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해외시장에 처음 내놓은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대만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시장성을 증명했다. 이제 카카오게임즈는 차기작뿐 아니라 투자까지 모든 행보를 글로벌로 초점을 맞춘다. 국내 대표 게임사 타이틀을 벗고, 본격적인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를 미래 10년 키워드로 설정한 카카오 기치와도 궤를 같이 한다.
3일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내 오딘 성과를 보면서, 글로벌에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생각했던 일정을 앞당겨 연내 다음 지역으로 진출하려고 한다”며 “글로벌 경쟁력 있는 게임 지적재산권(IP)과 웹 3.0 및 메타버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첫째도 글로벌, 둘째도 글로벌”이라고 강조했다.
◆오딘, 성공적 첫 해외 데뷔…한국‧대만 넘어 일본으로=이날 카카오게임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1분기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약 105%, 170% 증가한 수치다. 모바일 게임 부문은 오딘 국내 매출 안정화와 대만 출시에 기반해 전년동기대비 195% 증가한 매출 1772억원을 올렸다.
오딘은 이미 국내에서 흥행한 IP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 첫 투자로 인연을 맺으며, 성공 가능성을 미리 엿봤다. 이후 개발 중인 오딘 서비스를 맡으며 2021년 6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구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리니지를 제친 오딘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말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시장에 오딘을 출시했다. 현지 유튜버, 이용자들에 입소문이 나며 출시 직후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일주일 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한 달 동안 약 500억원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제 오딘은 연내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다.
조계현 대표는 “대만은 전세계 게임사들이 모여드는 경쟁이 심한 시장이다. 인지도가 없는 신규 IP인데, 오딘만의 게임 차별성으로 출시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30일만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고 사용자 지표도 국내 출시 초기 지표 70% 수준을 견고하게 유지했다”며 “대만 시장 규모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에 당초 기대했던 바의 두 배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을 하나의 글로벌 진출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했다. 앞으로 글로벌 확장에 큰 기대감 갖게 하는 성과”라며 “젊은 유저까지 흡수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여러 지역에서의 도전 기대감 키우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에버소울‧아레스, 글로벌 공략…우마무스메, 국내 매출 3위 목표=이와 함께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글로벌 시장 성과가 기대되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 차별화된 미래 세계관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비롯해 PC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 엑스엘게임즈의 모바일 신작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조 대표는 “한국 MMORG 경쟁이 굉장히 심한데, 카카오게임즈가 준비하는 두 개 타이틀은 IP와 장르 모두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다”며 “글로벌을 우선으로 하며, 그 다음에 국내에서도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최고 IP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출시도 앞두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사전예약에 서브컬처 장르임에도 빠르게 5일만에 7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에서 매출 3위 내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타이틀도 대기 중이다.
아울러, 조 대표는 “크로스 플레이 관련해 게임이 많아지면, 플랫폼적인 도메인을 서비스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1년 내 보여주기는 어렵고, 내년 말쯤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유망 개발사 투자 시작 “첫째도 둘째도 글로벌”=이와 함께 카카오게임즈는 해외시장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에도 팔을 걷었다.
조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투자 방향은 첫째도 글로벌, 둘째도 글로벌”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있는 게임 IP에 투자하고, 웹 3.0와 메타버스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해외 개발사로 투자를 시작하며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 및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미국 게임 개발사 플레이어블 월즈에 1500만달러 규모(한화 약 183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플레이어블 월즈는 ‘울티마 온라인’, ‘스타워즈 갤럭시’ 기획자였던 유명 게임 개발자 라프 코스터를 주축으로 베테랑 개발진들이 모인 개발사이며, 오는 2023년 첫 클라우드 기반 MMORPG 및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한다.
지난 1월 말에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 유명 PC온라인 게임을 제작한 베테랑 개발진들이 2020년 설립한 미국 게임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 2000만달러(약 24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차세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RTS)을 시장에 잘 선보일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현재 제작 중인 게임을 일부 유저 대상으로 조만간 테스트에 나선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IPO 추진, 글로벌 속도 높인다=카카오게임즈는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기업공개(IPO)를 시사했다. 현재 주간사가 선정된 상태다. 이후 투자자 반응을 고려해 공모 구조 등을 결정한 후, 구체적인 사항이 정리되면 카카오 그룹 전체 조율을 거쳐야 한다.
조 대표는 “국내와 대만에서 오딘을 서비스하면서 게임성과 기술력을 검증했다고 내외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경제상황과 규제 등을 탓하면서 주저하기보다 공격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라이온하트 자본조달을 통해 글로벌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며 “라이온하트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하고 글로벌 속도를 공격적으로 높이려면,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다. 카카오게임즈에 라이온하트 실적이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카카오게임즈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계열사 보라 네트워크를 통한 암호화폐 ‘보라(BORA)’ 블록체인 기반 게임 서비스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넵튠, 네오위즈 등 20여개 거버넌스 카운슬 참여사 공개와 함께 올해 다양한 장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메타보라의 ‘버디샷’,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월드’, 크래프톤의 자회사 라이징윙스의 ‘컴피츠’ 등 연내 10여개의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게임을 비롯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며 보라 플랫폼 생태계 환경을 해외 시장까지 확장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