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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교통사고 순간, C-ITS 살렸다… KT 도로의 디지털화 ‘주도’

울산=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소방차량이 다가오면 기지국이 이를 감지해 주행신호로 바꿔준다. 보행시간 내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면, 자동으로 시간이 연장된다.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도로의 모습이다. 이런 도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KT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이 같은 도로의 디지털화를 주도한다는 포부다.

◆C-ITS 시장서 선도사업자, KT 경쟁력은?

11일 KT는 울산광역시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연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C-ITS 실증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율주행의 핵심기술로 각광받는 C-ITS는 기지국과 차량, 차량과 차량 간 도로 위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특징이다. 1km 마다 설치된 기변기지국이 차량 내 C-ITS 단말기를 통해 주행자에 도로 교통상황과 위험상황을 실시간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기지국이 단말기를 통해 도로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일방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존 ITS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C-ITS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보행자 유무를 판단해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보행신호를 연장한다거나, 주요 교차로의 구간소통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교통량 변화에 따라 신호시간을 제어하기도 한다.

KT는 현재 2곳에서 C-ITS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C-ITS 실증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달 울산광역시에 C-ITS를 구축했다. ITS 사업의 경우 대전광역시·성남시·부천시·안양시·광양시까지 총 5개 지자체 사업을 수주했다.

최강림 AI모빌리티 단장(상무)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C-ITS 4개 사업 가운데 3개 사업을 수주했다. ITS 사업도 대부분 KT가 수주했다”며 “이에 KT가 이 분야에서 선도사업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어 “C-ITS 사업에서 통신의 역할이 커지면서 통신업계가 상당히 많은 관심과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분야에서 KT가 보유한 기술은 크게 2가지다.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솔루션 ‘로드아이즈’와 AI 예측제어 솔루션 ‘트래픽 트윈’이다. 로드아이즈는 차로에 설치한 CCTV 영상을 기반으로 16종 이상의 객체 상황과 낙하물, 사고 등 돌발상황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트래픽 트윈’을 통해 예측 알고리즘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목적지까지 걸리는 도착시간 혹은 해당 지역의 사고위험도 등이 대표적이 예다.

◆울산 특성 고려한 서비스, 스마트 횡단보도 구축

KT는 지난달 울산광역시에서 C-ITS를 구축했다. 산업도시란 특성에 맞춰 화물차 과속방지 경고 등 화물차와 대중교통에 특화된 28개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KT는 일반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울산광역시엔 국내 유일의 스마트횡단보도도 구축됐다. 울산시청 앞에 설치된 이 횡단보도는 보행시간 30초안에 사람이 다 건너지 못하면, 자동으로 6초가 연장된다. 6초는 다른 신호에 영항을 주지 않으면서 보행자에 줄 수 있는 최대 여유시간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KT는 울산광역시에 한해 모바일 형태의 C-ITS 서비스 ‘대시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 단장은 “국토부는 전체 차량에 (대시민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교통사고는 46%, 교통혼잡비용은 28% 감소하고, 평균통행속도는 30%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며 “티맵 등 민간기관에서도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API도 개발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날 울산광역시 현장에선 C-ITS 단말기가 탑재된 자율주행차 시연도 진행됐다. 이 차량은 고속운행(최대 80km) 가능한 자율주행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임시운행면허를 받았다고 KT 측은 소개했다.

차량 내 탑재된 단말기에는 신호가 바뀔 때까지 남은 시간이 표시됐다 또 지금의 속도로 주행할 경우 신호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됐다. 이 같은 정보는 차량의 차고나 중량을 입력할 경우 보다 섬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박성균 KT스마트모빌리티사업팀 부장은 “트럭의 경우 일반 차량보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거리가 길다”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속도로 운행할 경우 신호 안에 운전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행자는 과속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부분에서 연로감소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연을 위한 이벤트 차량을 통해 다양한 상황이 연출됐다. C-ITS 단말기가 탑재된 이벤트차량이 급정거하는 경우 단말기에선 경고음이 울렸다. 또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차로를 바꾸기도 했다. 사전에 설치된 공사현장을 지나칠 땐, 공사현장임을 알리는 경고메시지가 떴다.

◆KT, C-ITS 서비스 구상에 집중…"자생력 가진 서비스 운영모델 구축"

이런 C-ITS·ITS 시장의 규모는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ITS 및 자율주행시장의 연간 평균성장률(CAGR)은 각각 12.9%, 41%로, 국토부는 2025년까지 약 8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KT는 과거 ITS 컨퍼런스 수상 이력을 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당장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C-ITS 서비스 구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KT는 정부의 도움없이 자생력을 가진 서비스 운영모델을 구축하는데 노력한다.

최 단장은 “정부가 무한정 돈을 쏟아부을 수 없는 사업이라고 본다”며 “단순 하드웨어 구축형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사업을 변화시키면 서비스 운영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서비스 운영 모델이 나오면 정부의 도움 없이도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027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저희가 갖고 있는 기술이 이런 자율주행 서비스에 연결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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