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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는 부차적 문제?…신규 T커머스 도입 두고 산·학계 의견 대립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중소기업 판로확대를 위해 추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좋은 상품을 보유한 중소기업 기회균등 차원에서 TV홈쇼핑 대비 판매수수료가 낮은 중기전용 T커머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TV홈쇼핑·T커머스 업계는 신규 채널 신설만으로 판로 부족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고 경제적 효과도 미비하다며 반박했다. 규제가 강한 방송과 유통 성격이 혼합된 홈쇼핑을 두고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소기업 판로확대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중소·벤처기업 판로확대 방안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구매 제품을 찾는 특징이 있다”며 “라이브커머스 같은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구매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집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집콕 이코노미’ 성향이 강해지고 있어 지금이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을 신설할 적기”라고 덧붙였다. 중기전용 T커머스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신제품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규 T커머스 채널 도입 시 우려되는 사안은 명확한 편이다. T커머스 채널이 신설된다 하더라도 중소기업 판로 부족 문제는 계속될 것이며, 신설 T커머스를 홈앤쇼핑 혹은 공영홈쇼핑이 겸영할 경우 단독 T커머스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기섭 한국TV홈쇼핑협회 실장은 “중소기업 수 대비 홈쇼핑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결국 누구나 홈쇼핑을 할 수 있게 만들지 않는 한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며 “홈쇼핑 진출에 대한 기회균등 목적을 위해서라면 추가 T커머스 승인보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홈쇼핑 승인제 폐지가 더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신규 T커머스가 TV홈쇼핑 미판매분의 아울렛 채널로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목표와 상충된다”며 “2015년 10개 사업자 본격적인 T커머스 진출 이후 과기정통부는 홈쇼핑에 먼저 판매했던 제품은 T커머스에 편성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엔 T커머스 신설 도입이 주제임에도 불구 T커머스 업계는 패널로 참여하지 못했다. 이에 서우람 한국T커머스협회 팀장은 플로우에서 “신규 T커머스가 신설된다면 당연히 중기 판로확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경제적으로 효율이 있는지는 더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T커머스 시장이 연평균 55% 고성장을 기록했다고 하지만 2015년도 개국 시작 후 업체들이 많아지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매출 증가분일 뿐, 올해 1분기 매출 성장률은 10%에 머물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팀장에 따르면 일부 T커머스 업체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이 나는 업체도 송출수수료 증가분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 신규 T커머스 도입 시 중기판로 확대 효과보다 T커머스 시장 자체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 및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측은 홈쇼핑을 유통 분야 관점에서 중소기업 판로확대를 하는 측면에서 T커머스 신규 채널 도입이 의미가 있다는 주장을 관철했다. 소비자 관점에서 시청권도 중요하지만 선택권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T커머스 규제 완화로 TV홈쇼핑과 차이가 사라지고 있는 지점에 대해선 기존 사업자들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국내 TV홈쇼핑 사업자 중 대기업 계열 5개 사업자가 T커머스 채널 겸업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과 공영쇼핑은 T커머스 채널 사업권이 없는 실정”이라며 “T커머스는 재고 부담이 적어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상공인 판로지원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진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회장도 “데이터홈쇼핑이라고 하는 그 형태로 T커머스를 운영했다면 TV홈쇼핑과 T커머스가 비슷하다는 논란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규 T커머스 개설 시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넘겼다. 중기전용 TV홈쇼핑인 홈앤쇼핑과 공영쇼핑이 대기업 홈쇼핑 대비 영업이익이 낮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중기전용 T커머스 신설 시 수익성 개선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송출수수료 문제는 공급자가 늘어나게 되면 늘 쟁점화 된다”며 “송출수수료는 수요공급 논리에 의해 움직여지겠지만 시장에 어떤 폐해를 갖고 오는지 정부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과다한 비용부담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정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기전용 T커머스 신설 시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건전한 수익성을 갖고 갈 수 있을지도 과제다. 최근 5년간 TV홈쇼핑 사업자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대기업 계열 TV홈쇼핑 업체들은 10%이상 영업이익률을 보이지만 홈앤셔핑과 공영홈쇼핑은 10% 미만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학계는 두 기업이 모두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어 중소기업 제품 취급에 대한 비중 제약이 있어 타 홈쇼핑 업체들 대비 높은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기 판로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리홈쇼핑과 삼구쇼핑이 각각 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로 인수된 것도 경영난이 하나의 이유다. 중기전용 T커머스 신설 시 비슷한 사례가 추가될 우려에 대해서 학계는 규제완화 등 방안을 도출해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여러가지 구조에 제한돼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도저히 안된다고 판단할 경우 중기 전용 채널들이 없어지는 문제가 생기닌 이걸 없앨 것인지, 제도를 보완해 길을 열게 할 것인지 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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