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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주파수 플랜]① 올해초 할당계획과 무엇이 달라졌나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5G 주파수 추가할당 공급계획을 재점검해 내놨다.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4~3.42㎓ 대역을 먼저 공급하고, SK텔레콤이 신청한 3.7~3.72㎓ 대역은 검토를 더 이어나가기로 했다. 대신 3.4~3.42㎓의 경우 인접대역을 가진 LG유플러스에는 5G 기지국 추가 투자와 농어촌 공동망 활용 등 조건이 붙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5G 주파수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3.4~3.42㎓ 대역 20㎒ 폭을 경매 방식(동시오름+밀봉입찰)으로 추가할당하되 ▲최저경쟁가격은 1521억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할당받은 사업자에는 ▲2025년 12월까지 5G 무선국(기지국)을 누적 15만국 설치해야 하며 ▲농어촌 공동망 구축 완료 시점을 기존 2024년 6월에서 2023년 12월로 6개월 단축하고 ▲인접대역을 보유했을 경우 할당 주파수 활용에 앞서 신규 무선국 1.5만국을 구축해야 한다(농어촌 공동망에서는 할당 즉시 활용 가능)는 내용의 조건을 부과했다. 한편 ▲3.7~3.72㎓ 대역은 종합검토를 통해 구체적인 할당방안을 마련한 이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의 3.4~3.42㎓ 대역 20㎒ 폭 할당신청에 따라 올해 1월 할당 계획을 발표했다가 사실상 할당을 연기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KT가 해당 대역 할당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불공정 정책이라며 반발한 탓이다. 이들은 LG유플러스가 할당 대역과 인접한 3.42~3.5㎓ 대역을 보유하고 있어, 주파수 활용이 더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SK텔레콤이 공정 경쟁을 위해 3.7㎓ 이상 대역도 추가할당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재구성해 종합 검토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표한 5G 주파수 추가 공급 계획은 앞서 1월 발표했던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과 대동소이하다. 우선, 경매 규칙은 동시오름 입찰과 밀봉 입찰의 혼합 방식으로 동일하다. 다만 최저 경쟁 가격은 당시 제시된 1355억원(+a)보다 166억원 올랐다. 정부는 2018년 할당한 5G 주파수(3.42~3.7㎓대역 280㎒폭)의 1단계 경매 낙찰가와 가치 상승요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2025년까지 15만국 무선국 구축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과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안정성 및 신뢰성 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반영해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도 똑같다.

올해 1월과 달리 추가된 조건은 농어촌 공동망 구축 완료 시점을 앞당긴 것, 그리고 인접대역을 보유했을 경우 할당 주파수 활용에 앞서 신규 무선국 1.5만국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3.4~3.42㎓에 대한 인접대역을 보유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밖에 없으므로 신규 투자 조건은 사실상 LG유플러스에 부과된 것이라 봐야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인접대역을 가진 LG유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바로 할당 대역 주파수를 쓸 수 있는데 이는 5G 투자 촉진이라는 정부의 주파수 정책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신규 무선국 투자 조건을 단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주파수를 바로 활용하고 싶다면 농어촌 공동망에 우선 활용하라는 단서가 달렸다. 이는 앞서 SK텔레콤과 KT가 수도권 지역 5G 품질 격차를 우려해 농어촌 공동망에 주파수를 우선 활용하도록 조건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산장비 대비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외산장비(화웨이)를 쓰고 있는데, 여기에 주파수 추가할당까지 이뤄진다면 5G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경쟁사들의 우려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할당 계획의 쟁점은 SK텔레콤이 요청한 3.7㎓ 이상 대역을 바로 할당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인접대역을 가진 LG유플러스가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를 가져갈 경우를 대비해 3.7㎓ 이상 대역에서도 경쟁사들이 각각 20㎒ 폭씩 할당받을 수 있도록 같이 추가할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주파수 추가할당을 통한 5G 품질 개선 등 국민편익을 강조하며 3.4~3.42㎓ 대역 우선 할당을 요구했었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3.7㎓ 대역에 대해 “종합검토를 통해 구체적인 할당방안을 마련한 이후 공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공급방안은 연구반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3.7∼3.72㎓ 일부대역은 연속 광대역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존 전파정책(5G+ 스펙트럼 플랜)이나 해외동향과 부합하고, 5G 네트워크 고도화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점, 일부 대역(20㎒폭)을 분리해 공급하는 경우 잔여 280㎒폭의 이용 효율이 낮아질 수 있고, 향후 통신경쟁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반의 검토 의견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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