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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 강조한 이종호 장관…네카쿠배당 “환영”(종합)

최민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안나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디지털플랫폼 업계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장관은 플랫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한 방향성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과기정통부가 연내 디지털플랫폼발전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한 민간주도 자율규제기구 구성‧운영,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구성 및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 등을 제시했다. 디지털플랫폼 업계는 자율규제 방향성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이를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실장은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범부처 협의체도 당연히 구성될 것이고 이날 나온 얘기들을 협의체에 전달할 예정”이라면서도 “단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민간이 이끄는게 더 적합하다고 보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기정통부, 플랫폼 자율규제 주도권 차지할까?=
이날 이종호 장관은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주무부처를 과기정통부로 보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부처와 협의해서 잘 소통하면서 해야 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과기정통부는 민관 주도 시장에서 기업 혁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방위적 지원을 쏟을 방침이다. 현재 범정부적 플랫폼 정책을 추진하려는 만큼, 과기정통부도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이 장관은 “플랫폼 산업에 대해서는 범정부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와 기업 혁신 역량 제고 노력을 병행하겠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고려할 때 디지털 플랫폼 정책은 혁신과 공정의 가치를 포괄하여야 하고, 규제 방식도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도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 민간 주도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자율규제기구를 운영 필요성에 공감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업계 및 전문가가 함께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책 포럼’, 유관부처들이 참여하는 범부처 ‘디지털 플랫폼 정책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규제기구 설립‧지원을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근 이슈가 되는 플랫폼 분야 내 주요 부작용 중 데이터‧AI 등 분야에 대해 민‧관이 합동으로 TF를 구성해 데이터 접근성 활성화, 알고리즘 투명성 제고 등을 포함한 선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TF를 만들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혁신과 공정의 가치를 포함한 디지털플랫폼발전전략(가칭)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며 “이해당사자 간 합의에 기반한 자율규제와 플랫폼 사업자 성장을 지원하는 진흥정책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네카쿠배당, “자율규제 환영” 한 목소리=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디지털플랫폼 업계 간담회에는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 신흥 커머스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쿠팡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대표가 함께 참여했다.

각 사 대표들은 전반적으로 자율규제 방향성에 대해 반가움을 드러냈다. 디지털플랫폼 업계는 지난 문재인정부 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제정·전자상거래법 전면 개정을 앞두고 강도 높은 규제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새 정부에 들어서 기업들이 혁신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국정기조에 맞춰 플랫폼 또한 자율규제 분위기로 돌아서자 이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자율규제 검토에 대해 반갑다”며 “책임지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기술에 대해선 규제 논의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메타버스 규제 논의에 대해서도 좀 더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규제 이야기 등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좀 잘 살펴가면서 했으면 한다”며 “(자율규제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 산업진흥과 소비자 후생 경쟁 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박대준 대표는 “그간 플랫폼에 대해 오해도 많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며 “자율규제에 대한 노력을 기회로 잘 살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업(B2B) 중심으로만 책임을 강조하면 소비자가 소외될 수 있다”며 “서비스와 소비자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도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자율규제가 간단한 건 아니지만, 생태계 보호나 혁신이 계속되는 방향으로 적극 논의했으면 한다”고 전했으며,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자체적으로 자율규제단체를 운영·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자율규제 체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 실장은 “당근마켓·쿠팡·배민 업종이 완전히 달라 각 플랫폼마다 발생하는 이슈도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총론을 얘기할 땐 다같이 모여 얘기를 하지만 당론으로 갈 땐 분야별로 나눠 접근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지, 이안나
cmj@ddaily.co.kr,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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