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 세계 정부, TSMC ‘러브콜’…왜? [IT클로즈업]

윤상호
- TSMC, 파운드리 세계 1위…반도체 생산기술 및 능력 선두
- 각국 정부 및 업계, TSMC 반도체 생태계 최고 파트너 평가
- 팹리스 업계, 사업구조 탓 삼성전자·인텔보다 TSMC 선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미국 유럽 일본에 이어 인도가 가세했다. 중국은 일찌감치 손을 벌렸다. 대만을 향한 구애의 줄이 길어졌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전쟁으로 대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대만 반도체 경쟁력 핵심은 TSMC다. TSMC는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1위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SMC 매출액은 175억2900만달러다. 전기대비 11.3% 증가했다. 점유율은 53.6%다. 전기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45.8%다. 전기대비 3.9%포인트 증가했다.

TSMC 매출액은 ▲삼성전자 ▲UMC ▲글로벌파운드리 ▲SMIC ▲후아홍그룹(HHG)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파운드리 5곳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다.

TSMC의 경쟁력은 최신공정과 성숙공정 모두 기술과 비용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점. 작년 TSMC는 291개 기술로 1만2302종 반도체를 생산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1300만장 이상 규모다.

TSMC의 지난 1분기 공정별 매출액은 ▲7나노미터(nm) 30% ▲5nm 20% ▲16nm 14% ▲28nm 11% ▲40/45nm 8% ▲65nm 5% ▲90nm 2% 순이다. 7nm 이하 공정이 가능한 반도체 생산시설(팹)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16nm 이상 공정은 ▲UMC ▲글로벌파운드리 ▲SMIC ▲HHG 등의 중위권 파운드리가 주력하는 분야다.

같은 기간 TSMC가 생산한 시스템반도체 종류별 비중은 ▲스마트폰 40% ▲고성능컴퓨팅(HPC) 41% ▲사물인터넷(IoT) 8% ▲자동차 5% ▲생활가전 3% ▲기타 3% 순이다. ▲퀄컴 미디어텍 애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엔비디아 AMD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 PC용 시스템온칩(SoC) 등 상위권 팹리스 및 고성능 시스템반도체는 TSMC가 우선이다.

TSMC 성장은 대만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TSMC는 1987년 모리스 창 전 TSMC 회장이 창업했다. 창 전 회장은 국책연구기관 공업기술연구원(ITRI) 회장을 맡다가 투자금을 유치 TSMC를 만들었다. 대만 정부 몫이라고 볼 수 있는 국가개발기금이 6.4% TSMC 지분을 갖고 있는 이유다. 대만 정부는 TSMC에 대해 세액 감면과 인프라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대만 정부는 TSMC를 안보 지렛대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TSMC는 ‘실리콘 실드’라고도 불린다. TSMC가 멈출 경우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이 멈춘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에릭 슈미트 미국 국방부 혁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대만 침공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 반도체 자체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단 미국만을 향한 경고가 아니다. TSMC외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얘기다.

TSMC는 대만과 중국에 팹이 있다. 첨단공정은 대만 성숙공정은 중국 중심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며 중국과 협력을 줄이는 분위기다. 중국 최대 팹리스 하이실리콘은 TSMC와 계약 불발로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로 전락했다. TSMC는 미국 화웨이 제재 동참 차원에서 2020년 8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거래를 끊었다.

TSMC는 미국을 플랜B로 삼았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5nm급 파운드리 팹을 착공했다. TSMC가 대만 이외 국가에 첨단공정 팹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0억달러를 투자한다. 미국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인텔 팹도 유치했다. 세계 파운드리 4위 글로벌파운드리도 미국 회사다. TSMC 삼성전자 인텔 팹을 완공하면 첨단공정과 성숙공정을 전부 갖추게 된다.

일본은 중국을 대신해 TSMC 성숙공정 파트너로 나섰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10nm급과 20nm급 공정 팹을 구축한다.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소니 덴소와 합작사 JSAM을 설립했다. 9800억엔을 투자한다. 일본 정부가 4000억엔을 보탠다. 370억엔을 투입한 연구개발(R&D)센터는 지난 24일 개소했다. 여기에도 일본 정부가 190억엔을 부담했다.

유럽연합(EU)과 인도는 일본과 비슷한 모델로 접근 중이다.

EU는 반도체 생산 장비와 자동차용 반도체에 강점이 있다. 일단 68억유로 지원금을 미끼로 인텔 R&D센터와 파운드리 팹을 유치했다. TSMC는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독일 이탈리아 등과 팹 신설을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인도는 성숙공정 타깃을 분명히 했다. 300억달러 투자를 제안했다. 대만 반도체 업계에 인도가 중국 대신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30년 인도 반도체 수요는 1100억달러로 세계 수요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8만5000여명 인재 공급도 약속했다.

TSMC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올 하반기 3nm 공정 도입 2025년 2nm 공정 개시를 예고했다. 미세공정 경쟁자 삼성전자는 상반기 3nm 공정 개시 예정이다. 성숙공정 생산능력(캐파)도 2025년까지 현재 대비 50% 늘리기로 했다.

한편 업계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미세공정에서 TSMC를 앞서더라도 TSMC의 시장 지배력을 뺏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TSMC 삼성전자 인텔 사업 구조 때문이다. TSMC는 생산만 한다. 팹리스와 협력사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종합반도체회사(IDM)이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시스템LSI사업부)를 보유했다. 인텔은 CPU 1위다. GPU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다. 팹리스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과 협력은 기술 유출 위험을 동반한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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