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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R공포①] 삼성도 애플도 스마트폰 '감산'

김도현
갤럭시A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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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기관, 일제히 전망치 하향 조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 세계적으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 일상화 수혜를 입은 정보기술(IT) 기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인플레이션과 대면 생활 재개 등이 맞물리면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산업이 급속도로 얼어붙는 분위기다.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5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2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6000만대로 전년대비 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인 16억대에서 약 10% 줄어든 수치다. IDC는 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같은 기간 출하량을 13억1000만대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3.5% 축소된 것으로 2년 만의 뒷걸음질이다.

다른 업체 자료에서도 적신호가 감지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96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0%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유럽과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시행한 중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분기 유럽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4900만대로 집계했다.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이 분석한 결과 1~5월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630만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7% 급감한 수준이다. 연간 중국 시장규모 예상치는 3억대 초중반에서 2억대 중후반으로 낮아졌다.

스마트폰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트북 태블릿 등 수요 축소도 기정사실화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구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PC와 태블릿 출하량이 전년대비 9.5%와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노트북 패널 재고 기간은 6~8주에서 8~12주로 늘었다. 완제품 출하가 줄면서 부품 재고가 늘어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주요 전자제품 회사들이 원자재 구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주문 물량을 줄이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일제히 연초 수립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업계는 감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생산 규모를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생산량은 3억3000만대 내외에서 2억8000만~2억9000만대로 낮췄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및 아이폰SE3 생산 주문량을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4 시리즈 물량을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업체들도 동참한다. 샤오미는 지난 1분기 출하량이 39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약 20% 낮아졌다. 오포와 비보는 2~3분기에 걸쳐 생산량을 20% 내외 낮추기로 했다. 현지 정부 폐쇄 정책에 따라 시장 부진이 현실화한 탓이다.

현존하는 문제가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3분기 연이은 신작 출시가 예고되지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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